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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영화는 인간의 마음을 다루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는 사랑과 욕망, 증오, 질투, 복수심, 탐욕, 환상 등 인간 내면의 모습을 드러내는 탁월한 도구라 할 수 있다.
그러면 모든 인간의 밑바닥에서 각양각색으로 피어오르는 마음의 속성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불안'이 아닐까.
실존철학의 선구자 키르케고르(1813-55)는 모든 인간을 '불안한 존재'로 규정하고 있다. 그는 불안이 없는 개인이란 있을 수 없으며, 불안은 개인이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올드 보이'의 박찬욱, '착신아리'의 미이케 다카시, '메이드 인 홍콩'의 프루트 챈 등 한국, 일본, 홍콩 3개국의 내로라하는 세 영화감독이 공동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 '쓰리, 몬스터'는 인간 불안심리의 한 단면을 호러라는 거울을 통해 보여주는 영화라 할 수 있다.
감독들은 각각 '컷(박찬욱)' '박스(미이케 다카시)' '만두(프루트 챈)' 등 세편의 영화에서 불안이 불러들인 참혹하고 비극적인 상황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컷'에서 괴한(임원희)이 평온한 가정을 꾸려가는 영화감독(이병헌)과 그의 아내(강혜정)를 납치해 감독의 아내를 피아노줄로 꽁꽁 묶어 놓고 감독에게 길에서 데려온 어린아이를 죽이지 않으면 아내의 손가락을 5분마다 절단하겠다고 위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에서 낙오돼 더이상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극도의 불안 때문이 아닐까.
보잘 것없는 영화 엑스트라였던 괴한의 불안은 돈 많은데다 잘 생기고, 예쁜 마누라까지 있는 영화감독에 대한 증오로 나타난다. 물론 여기서 영화감독은 한 개인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 특정 집단을 대표하는 존재라고 봐야 할 것이다. 증오가 빚은 결과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하다.
'박스'에서도 불안에 시달리는 인간심리가 몽환적인 영상에 잘 포착돼 있다.
여류 소설가로 나오는 주인공 교코(하세가와 교코)는 밤마다 악몽을 꾸며 잠을 이루지 못한다. 어린 시절 서커스 단원이었던 그녀는 쌍둥이 언니 쇼코가 의붓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데 대해 "버림 받았다"는 불안으로 질투심에 사로잡혀 그만 쌍둥이 언니를 죽음으로 내몰고 만다.
'만두' 역시 다시 젊어지고 싶다는 여성의 욕망을 모티브로 잡고 있지만 극 속으로 깊이 들어가면 인간불안의 심리극이라 할만큼 불안심리를 파헤치고 있다.
젊은 시절 유명 여배우였던 칭(양첸화)이 태아로 만든 만두를 먹을만큼 젊음에 집착하는 것은 남편 리(렁카화이)로부터 버림받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 탓이다.
겉으로는 부유한 생활을 하며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지만 남편은 어린 여자에 빠져 자신에게 관심조차 없다. 남편의 사랑을 되찾고 젊은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에 그녀는 젊어지게 된다는 태아만두를 탐욕스럽게 먹는다.
세 편의 영화에는 '임산부.노약자 관람금지'라는 주의문구를 달아야 할 만큼 끔찍한 장면이 연이어 나온다.
도끼로 손가락을 자르고 잘려진 손가락을 믹서기에 넣어 돌리며, 입으로 목을 물어 살점을 뜯어내며, 태아로 만든 만두를 예쁘장하게 생긴 여배우가 '오도독 오도독' 씹는 등 잔혹한 장면들이 관객을 섬뜩하게 한다. 잔혹성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을 것같다.
때문인지 이 영화는 15세 관람가를 기대한 제작사(영화사 봄)의 바람과는 달리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미성년자 관람불가'나 마찬가지인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20일 개봉. 상영시간 1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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