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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원의 치부, ‘문화예술 거점공간’으로 바뀌나

기대되는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주민 커뮤니티사업 추진

  • 등록 2021.05.10 06:00:00
  • 13면

정조대왕의 효심과 정치개혁의 원대한 꿈을 바탕으로 조성된 신도시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는 수원시민의 자부심은 매우 높다.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전국 제일의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수원이지만 치부가 있다. 1960년대 초부터 형성돼 지금까지 존재하는 수원의 관문, 수원역 앞의 성매매집결지가 그곳이다. 지난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됐다. 이후 전국 성매매 집결지는 대부분 폐쇄됐다. 그러나 이 곳은 여전히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4월 26일자 본란 ‘본궤도 들어선 수원역 앞 성매매집결지 정비’ 제하의 사설에서도 언급했지만 수원역 앞 성매매집결지 문제는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수원시의 숙제였다.

 

10여 년 전 부터는 이곳이 국제적인 홍등가가 됐다. 밤이 되면 이 지역엔 내국인보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이 더 많이 보였다. 얼마 전엔 좋지 않은 일로 또 다시 매스컴을 탔다. 대를 이어 성매매업소 여러 곳을 수십 년간 운영해온 일가족이 입건되고, 이중 2명이 구속된 사건이다.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알선·강요)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은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면서 128억원 상당의 불법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빚에 쪼들리는 여성들에게 선불금을 주면서 성매매를 시켰고, 심지어는 몸이 아픈 여성들에게도 성매매를 강요하는 등 죄질이 나빴다.

 

성매매집결지를 폐쇄하라는 여론은 오래전부터 분출했고 염태영 수원시장도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정비를 공약으로 삼았다. 드디어 수원시가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2019년에는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정비를 위한 ‘수원역가로정비추진단’이란 TF까지 신설했다. TF팀 임시사무실도 성매매 집결지 건물을 임대할 정도로 사업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는 성매매 집결지 중앙에 올해 12월까지 소방도로를 완공할 계획이다. ‘성매매집결지 도로개설사업 2단계 사업’도 지난 3월에 시작,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담당자에 따르면 현재 이 사업들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뿐만 아니라 탈성매매를 희망하는 여성에게 생계비, 주거비, 직업 훈련비를 지원하는 등 사회복귀를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고 한다. 수원시는 최근 앞으로 이곳에 주민 커뮤니티사업을 추진하고,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는 ‘거점 공간’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소방도로를 개설하기 위해 매입한 토지의 잔여지(팔달구 매산로1가 114-19 일원)와 기존 건축물 1개 동을 개축해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일 ‘거점 공간 조성 협의체’도 구성했다. 시민단체와 수원시정연구원, 수원시의회, 공무원 등 상권활성화·문화예술·도시재생·디자인·건축재생·여성인권 등 각 분야 전문가가 협의체 위원으로 참여했다. 협의체는 앞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거점 공간의 조성·활용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거점 공간을 중심으로 전시·벽화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겠다니 기대가 된다.

 

‘통행금지시간 24시간. 이곳은 청소년 유해지역으로 만19세 미만 청소년의 통행을 금지합니다’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 어두운 지역이지만 앞으로 시민과 청소년이 마음 놓고 통행할 수 있는 쾌적한 거리로 변신하는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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