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직접 메시지를 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광주 방문 여부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윤 전 총장은 오는 18일 이후 적절한 시점에 광주를 방문해 5·18 민주묘지 참배 등을 고려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5·18 민주묘지 참배 계획에 대해 "18일 당일이나 그 전에 참배하지는 않을 것이고, 추후 적절한 시점에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대해 정치권은 보수야권 유력 대선주자의 통상적인 광주 방문으로 보지 않고 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이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것은 행위 자체가 정치참여 선언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머니투데이 등 언론들에 보낸 메시지에서도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라며 "어떤 형태의 독재나 전제든, 이에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이 현안과 관련해 목소리를 낸 것은 직을 사퇴했던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메시지를 기점으로 그가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해당 발언에 대해 "정치적 발언이 아닌, 대한민국을 사는 책임 있는 지성인이자 전직 검찰총장으로서 하는 말"이라며 확대 해석의 소지에 대해 부인했다.
하지만 이날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보수 성향의 국민의힘보다는 중도·진보 노선의 세력화를 모색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6월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윤 전 총장 행보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지도부가 선출되고 야권이 대선후보 경선 체제로 들어서면 윤 전 총장 역시 계속 잠행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르거나, 자신을 중심으로 한 제3세력을 조직해 자체적으로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것이다.
윤 전 총장으로서는 국민의힘이 중도·쇄신의 이미지를 담은 지도부를 꾸린다면 입당도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전통적인 보수 색채가 강한 지도부가 들어선다면 입당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잠행을 이어가던 윤 전 총장이 정계입문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윤 전 총장의 대권주자 지지도는 향후 적절한 타이밍과 구체적인 대안, 비전 경쟁력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영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