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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동에 울려퍼진 ‘임을 위한 행진곡’…“미얀마 민주시민 지지합니다”

 

지난 20일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의 한 카페에서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맞선 시민들에 연대를 표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이날 열린 ‘미얀마 민주시민 지지를 위한 SPA 미술전’은 지난 4월 인도래창작소를 시작으로 6월에는 경기아트센터 야외공연장과 수원시청 로비, 수원역 AK플라자 3층에서 진행됐다.

 

이번 전시에는 SPA 현장미술작가(이주영, 정세학, 이해균, 차진환, 이오연)들을 비롯해 한상호, 박일훈, 이병렬, 박근용 작가가 참여했다. 더불어 수원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와 연대를 통해 당초 계획보다 더 수원 곳곳에서 미얀마를 지지하는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었다.

 

김영균 수원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사무처장은 “우연히 인도래창작소에 방문했다가 작품들을 보고 연대를 제안했더니 흔쾌히 수락해주셨다. 시청과 수원AK플라자에서 시민 3000여 명이 관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오연 작가는 “미얀마 상황이 우리나라의 1980년대 광주의 5월과 비슷해서 ‘우리 작가들이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작품을 만들어 알리고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유문종 수원시 시민소통 정책특별보좌관은 “문화예술계분들이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면 그 창조적인 힘이 시민들에게 전달돼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도시가 될 것”이라며 지역 작가들이 시민들과 연대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본빵협동조합원들이 만든 오월주먹빵을 나누며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민주화를 위해 군부에 맞서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을 지지하기 위해 제작된 이 빵은 잠시나마 1980년 5월 광주로 시간을 되돌린 듯했다.

 

“‘나도 이처럼 관속에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참고 일을 했다. 처음에는 섬뜩했다. 나중에는 동지라는 생각을 했다.”

 

 

전시 개막식에 참가한 이들은 촛불을 들고 당시 광주 시민들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문구를 읽어내려갔다. 이어 이병렬 작가의 기타 연주에 맞춰 새날이 올때까지 흔들리지 말자는 내용의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과 ‘솔아 푸르른 솔아’를 열창했다.

 

이종구 시인과 이오연 작가는 시낭송을 통해 봄에 씨앗이 꽃을 피우듯 미얀마에도 민주주의라는 ‘희망’이 돋아나길 바라는 희망을 전했다.

 

작품 앞에 선 차진환 작가는 “미얀마의 한 소녀의 눈에 비춰진 분노와 저항, 승리에 대한 갈망, 비통을 그리려고 애썼다”고 소개했다. 미얀마의 국기를 바탕으로 불길을 형상화한 붉은색과 평화를 상징하는 푸른색에 더불어 민초가 느끼는 분노를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마에 ‘세 손가락 경례’를 담고 있는 작품 속 소녀의 눈에서는 슬픔과 분노가 느껴진다.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항의하는 시민들을 무력진압하며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140여일이 지났으나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에 대한 군부의 유혈진압은 계속되고 있다.

 

1980년대 광주를 떠올리며 연대를 표한 이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예술로 행동에 나선 현장작가들의 지지와 연대가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시민들에게 전해지길 바라본다.

 

한편 행궁동 카페 단오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내달 19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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