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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재난지원금 부지급, '전산오류' 전기요금 감면 취소…소상공인 '분통'

선별 사각지대 논란 4차 재난지원금 '부지급' 다수
'전산 오류'로 이미 감면된 전기요금도 환급해야
소진공 시스템 오류 인정… "인력 부족, 충원 필요"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인 ‘버팀목자금 플러스’를 지급받지 못한 소상공인들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의 전산 오류로 감면된 전기요금마저 환급하게 됐다.

 

21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의 ‘버팀목자금 플러스’ 부지급 결정을 받은 소상공인 중 일부는 전날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소진공의 전산오류로 인해 ‘전기요금감면 불가대상’ 재통보를 받았다.

 

한국전력은 총 예산 2202억원을 들여 정부 방역조치에 따라 소상공인․소기업에게 집합금지 업종은 월 전기요금의 50%, 영업제한 업종은 30%까지 감면하기로 했다. 단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시행중인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플러스’ 지원대상에 한해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은 버팀목자금 플러스를 받지 못한 소상공인들에게 기존 감면액을 익월 전기요금 정산 또는 당월 요금 정정 후 청구하게 된다.

 

4차 재난지원금인 버팀목자금 플러스는 2019년 대비 2020년 매출이 줄어든 기업을 대상으로 선별 지급하는 과정에서 각종 사각지대가 발생했다. 2019년 하반기에 창업해 개업 초기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거나 계절적 비수기 등으로 인해 연매출이 적게 산정된 경우 해당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정부는 상반기와 하반기별로 매출을 비교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준을 도입했지만, 연 단위로 매출을 신고하는 간이과세자(관련기사: 재난지원금 사각지대 ‘간이과세자’, 희망회복자금마저 ‘제외’ 우려)는 이마저도 해당되지 못했다.

 

각종 이유로 버팀목자금 플러스 부지급 통지를 받고 망연자실해 있던 소상공인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전기요금 감면 혜택까지 ‘줬다 뺏는’ 행위”라면서 울분을 터뜨렸다.

 

경기 포천시에서 볶음집을 운영하는 40대 중반 A씨는 “지속사업자인데 지난해 초 가게를 이전하고 업종을 바꾸면서 단가, 월세가 높아졌는데 매출액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했다”면서 “영업제한을 받으면서 순수익은 줄었고 폐업 직전인데, 십몇만원 감면해주는가 싶더니 환수한다고 연락이 왔다”며 호소했다.

 

서울에서 2019년 말 카페를 개업했다는 B씨는 “지난달에 18만원 감면받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폭탄’으로 되돌아왔다”면서 “한꺼번에 내기는 어려우니 몇 개월에 나눠서 내겠다고 했는데 이마저 거절당했다”고 토로했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C(39)씨는 “이자카야를 운영하다 일본 불매운동(노노재팬)으로 2019년 매출이 급락해 받지 못했다. 전기요금을 23만원 감면받았는데, 신청한 적도 없는데 혜택을 줘놓고 다시 토해내라고 하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소진공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전에 데이터를 제공했는데 시스템 오류로 인해 생긴 문제라고 밝혔다. 단순히 업종별로 발송한 것은 아니며, 어떤 구간에서 오류가 발생했는지는 추가로 확인해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소진공 측이 버팀목자금 플러스를 지원받지도 못한 소상공인까지 포함된 데이터를 한국전력에 넘기면서, 재난지원금에서 소외된 소상공인들은 전기요금 감면 혜택을 받았다가 다시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한편 소진공이 1년 넘게 코로나19 소상공인 피해 지원 실무를 맡으면서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어, 시스템 오류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추가 인력 중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소진공은 최근 직원 78명이 충원된 상황에서 300명 증원을 요청해둔 상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 측 시스템 오류가 맞고, 5차 재난지원금 등은 재발 방지 차원에서 잘 살펴보도록 하겠다”면서도 “예산도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꾸 오류가 발생하다보니 힘이 빠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봤을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줬다 뺏는' 것도 아니고, 사례를 취합해서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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