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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인문학] 존재만 알려졌던 이상범 ‘무릉도원’ 세상에 나오다

 

속세를 떠난 이상향을 일컫는 무릉도원이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에서 그 이름답게 관람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2022년 3월 1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전에 공개된 이상범(1897-1972)의 ‘무릉도원’은 주목받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비단 10폭 병풍에 채색으로 작업된 이 작품은 화면 상단에 이상범이 직접 쓴 관지(款識)를 살펴보면 1922년 벽정이라는 인물을 위해 제작된 것이다.

 

병풍의 제1폭 뒷면에 적혀 있는 ‘청전무릉도원’이라는 표제는 동양의 이상향을 대표하는 도연명의 ‘도화원기’를 그린 시의도(詩意圖)임을 알려준다. 시의도는 동양화에서 시의 내용이나 분위기 또는 시정을 표현한 그림을 말한다.

 

표현기법은 근대적 감각을 반영하지 않은 안중식의 초기 청록산수화풍을 계승 발전시킨 것으로 창덕궁 경훈각의 동쪽 벽에 걸린 삼선관파도와 동일하다.

 

비록 주제나 표현기법 등에서 전통적인 요소가 강하지만 화면 왼쪽에 대각선으로 펼쳐진 진인동 장면에만 일점투시도법을 적용해 사실적인 공간감을 나타낸 것은 근대적 시점의 수용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특히 ‘무릉도원’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이상범이 관전 스타로 부상하기 이전인 1920년대 초반 안중식의 산수화풍을 그대로 이은 수제자였음을 입증한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는 이상범이 불과 25세에 후원자 이상필의 요청으로 제작한 그림으로 존재만 알려졌을 뿐, 그동안 실물을 본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스승인 심전 안중식(1861~1919)의 ‘도원문진도’ 전통을 잇는다고 할 만한 과감하고 아름다운 색채와 구성이 눈길을 끈다”고 소개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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