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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당국·개인, ‘퍼펙트스톰’ 선제적 대응해야

미중갈등, 금융싸움으로 전개될 우려도

  • 등록 2021.10.01 06:00:00
  • 13면

여러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이 최근 잇따라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30일 금융당국 수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위험요인 제거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강력히 주문했다.

 

코로나를 계기로 국내외에 걸쳐 유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자산시장에 거품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미국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개시를 시사하는 한편 기준금리 인상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건설회사이자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위기는 세계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뿐 아니다. 석탄, 천연가스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다. 코로나 발생 원인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호주에 대해 중국이 석탄 등의 수입 제재에 나서면서 석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겨울을 맞게 되는 중국에서는 발전을 위한 석탄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며 역대급 전력위기에 처해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전력 위기는 철강 등 각종 산업생산의 원가를 끌어올리며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다.

 

미 연준(Fed) 제롬 파월 의장 등 월가 전문가들은 “공급망 병목 현상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크고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 세계가 탄소중립을 향해 속도를 내면서 천연가스 등 에너지 비용도 상승 곡선을 긋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물류 이동 등 글로벌 경제에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고 있다. 복합적인 위협 요소가 지구촌 경제를 에워싸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대외 여건은 국내적으로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을 초래하게 하는 요인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대출을 받아 변동성이 큰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자칫 ‘밀물이 들어오는데 갯벌로 들어가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는 가계부채가 1800조 원을 넘어섰고, ‘영끌·빚투’로 인한 젊은 세대의 리스크가 매우 높다. 올해 한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시중 실세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폭의 몇 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주식 등에 돈을 빌려 투자한 신용 거래액이 최근 1년 반 사이 4배나 증가해 25조 원, 2030세대의 신규 주식 계좌는 375만 개에 이른다고 한다. 또 집이나 가상화폐 등으로 인한 부채가 500조 원 규모로 늘었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생산과 소비, 투자 세 지수가 석 달 만에 한꺼번에 떨어졌다. 외부로부터 강한 충격이 가해지면 국가경제가 일시에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금 미국의 테이퍼링 신호만으로도 안전 자산인 달러를 선호하며 환율이 올라가고 증시가 휘청거린다.

 

특히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자신의 3연임을 결정하는 내년 10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기업 성장보다는 ‘공동부유(共同富裕)’, 즉 양극화 해소에 진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금리 등으로 금융싸움을 전개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민감한 시기다. 금융당국은 물론 경제주체인 개개인들도 비상한 각오로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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