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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헌정의 '오늘의 성찰'] 일하는 사람들의 나라

- 어느 노동자들의 모임에 보낸 격려사

 

우리는 일하는 사람들의 나라를 세우려고 몸부림이다
일해도 몸으로 손발로 일하는 사람들의 나라를 일으키는 것이 우리의 꿈이다
놀고 먹는 사람들이 지배하는 나라
몸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천대하고 짓밟고 밀어내는 나라는 저주를 받아라
그러나 우리는 이 나라가 저주받기를 원치 않는다
이 나라가 아무리 손발 놀려 땀 흘리는 사람들 천대하는 나라라고 해도
이것은 우리의 조국이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는 꿈을 버리지 못한다
이 나라가 몸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나라가 되는 꿈을
이 나라가 저주를 받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의 축복으로
해와 달과 별의 축복으로
비와 눈과 바람과 이슬의 축복으로
아니 몸으로 노동하는 이들의 온몸에서 흐르는 땀의 축복으로
자유와 평등 정의와 평화를 누리는 나라
노래와 춤의 나라
모든 담장 무너지고 모두들 이웃사촌으로 허물어지는 나라가 되는 꿈을 우리는 버리지 못한다
최고의 가치가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노동인 나라의 꿈
종교도 도덕도 철학도 무슨 무슨 주의도 
과학도 정치도 예술도 모두 노동의 깃발 아래 모여 하나인 나라의 꿈
겨레 사랑을 말로 하지 않고
얼싸안고 비비대는 몸으로 하는
온몸으로 노래하는 나라
앞산 뒷산의 바위굴과 함께 우직하게
풀이파리들의 이슬방울들과 함께 맑게 맑게 
사랑을 노래하는 나라의 꿈을 버리면
우리는 없다

뼛속까지 흙내음이 배어 있는 농사꾼들이여
핏줄 속까지 기름냄새가 배어 있는 공장 노동자들이여
시커먼 석탄광으로 숨이 막혀 가슴을 앓는 광부들이여
밀어젖히라
청와대의 그 누구누구뿐이겠느냐
장 자리만 돌아가며 차지하는 이 문익환이도
홍제동 본당 신부 김승훈이도
밀어젖히라
그리고 밟고 넘어가라
그대들의 진군 앞에서 분단의 절벽 무너지고
통일조국의 문이 열린다
그대들의 발바닥에서 새 시대의 아침이 동터온다

 

/강명구평화마라토너와 함께 백록담에 올라 평화기원제를 앞두고 문익환목사님의 시집을 읽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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