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영종도 삼목석산을 절토하면서 주민들과 협의한 지원 대책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한입으로 두말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7일 삼목석산주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지난 9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로 삼목석산 관련 주민공익사업을 지원·협조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공항공사는 지난 5일 영종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고, 중구에도 지원·협조 불가를 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목석산은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과 하늘문화센터 사이에 위치한 높이 50m의 석산(중구 운서동 1827-4)이다.
공항공사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삼목석산을 깎아 제4활주로와 제2여객터미널(T2) 확장사업 등을 위한 골재 채취를 시작했다.
당초 공항신도시 주민들은 삼목석산을 절토할 때 나오는 소음과 분진, 비산먼지 등 환경피해에 대한 우려로 골재 채취를 반대했다. 하지만 공항공사가 주민감시단 운영, 주민편의시설 건립 지원 등을 약속하면서 사업이 계속될 수 있었다.
특히 주민편의시설은 공항공사가 45억여 원을 지원해 2024년 개교를 앞둔 하늘1중의 학교복합화시설로 건립이 추진될 계획이었다는 게 주민대책위의 설명이다.
주민대책위 박상우 회장은 “앞서 협의 당시 공항공사가 45억 원의 주민편의시설 지원을 약속했다. 50억 원이 넘으면 이사회의 동의를 받아야 해 사장 전결이 가능한 금액으로 구두 협의가 이뤄졌다”며 “그 동안 공항공사의 인사이동으로 담당자가 바뀌었고 이제는 경영악화를 핑계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종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하늘1중은 6번의 도전 끝에 올해 2월 학교 설립이 확정됐다. 여기에는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복합화시설 건립 계획이 큰 역할을 했다. 복합화시설의 사업비는 모두 150억 원(국비 16억 원·구비 134억 원)으로, 공항공사의 지원을 기대했던 중구 역시 입장이 난감해졌다.
중구는 최근 복합화시설의 설계 공모를 냈지만, 내년도 시설 착공을 위한 예산은 아직 반영하지 않았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중구가 추진 중인 주민공익시설의 지원방안을 협의한 적은 있지만 45억 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는 언급하지 않았다”며 “현재 주민공익사업에 대한 지원협조가 어렵다. 향후 경영여건 등이 정상화되면 지원방안에 대해 협의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강후공 중구의원(영종·운서·용유·영종1동)은 “삼목석산 인근 주민들이 그 동안 각종 피해를 감내했지만 공항공사는 일방적으로 지원 불가 입장을 내놨다”며 “적극적인 자세로 주민들과 협의해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