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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공사가 내세우고 있는 비전이다. 하지만 정작 공사가 운영하는 영구 임대아파트의 난방시설은 15년 전 그대로다.
올 겨울 역대급 ‘북극한파’가 예상되지만 영구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매년 그랬듯 전기장판에 의지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국토교통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공사가 운영하는 연수 1차 시영 임대아파트 난방비는 지난 1월 기준 1㎡(주거전용면적)당 783원이다. 공사의 또 다른 임대아파트인 선학시영은 난방비가 1226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달 인천지역의 아파트 평균 난방비는 568원, 전국은 408원에 불과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인, 한부모 가정, 국가유공자 등 사회적 약자가 입주한 공사의 임대아파트 난방비가 평균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연수·선학 시영아파트는 지난 1992년·1993년 각각 준공됐다. 이들 임대아파트는 중앙난방을 이용한다. 중앙난방의 경우 아파트 전체 난방비에서 사용비율에 따라 비용이 정해진다.
하지만 아파트가 지어진 지 30여 년이 흘러 난방 효율이 낮다. 2008년 정부 지원을 받아 개선한 중앙난방의 소형 열병합 시설도 내년이면 15년의 수명을 다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난방을 아예 틀지 않고 전기장판 등 보조 난방 기구를 쓰는 세대가 많다. 윗집이나 옆집에서 난방을 끄면서 난방을 트는 세대는 집의 열기를 빼앗겨 효율이 나빠진다.
공실률도 높다. 지난 9월 기준 연수시영 1000세대 가운데 72세대, 선학시영 1300세대 가운데 119세대가 비어있다. 결국 나머지 세대가 부담해야 할 난방비까지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실정이다.
사실 이 같은 지적은 수년 전부터 이어졌다.
이럴 때마다 공사는 “수명이 다하기 전 기존 난방시설을 철거하고 새로운 난방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은 자원낭비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내구 수명이 다가오는 2022년 이후 지역난방 또는 개별난방으로 교체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중앙난방의 수명이 다하는 내년에도 공사는 임대아파트 난방 교체 계획이 없다.
내년에 잡혀있는 예산은 배관 교체를 위한 2억 원 뿐이다. 중앙난방을 지역·개별 난방으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20억~25억 원에 달하는 돈이 필요하다.
공사 관계자는 “사안이 급한 배관 교체가 내년에 이뤄진다”면서도 “난방 교체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공사 임‧직원에게 지급된 인센티브평가급, 자체평가급 등 성과급은 25억 1349만 4000원이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