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비리' 태풍 한 가운데 휘말려 있는 드라마 '슬픈 연가'(가제). 호주 시드니와 브리즈번에서 뮤직 비디오를 촬영 중이다.
서울의 숨가쁜 상황과 달리 메이킹 필름 기능까지 하고 있는 뮤직 비디오를 찍는 촬영 현장은 덤덤했다. 여주인공 김희선의 촬영 분량은 많지 않았고, 여러 정황상 권상우만 자주 부딪히게 됐다. 지난 14일 브리즈번에서 자동차 추격 장면을 마치고 시드니로 옮겨와 그를 만났다.
'슬픈 연가'에서 그는 애절한 사랑을 한다. 권상우는 "죽는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흥행보증수표로 여겼던 영화 '신부수업'이 좋지 않은 결과를 얻고 나서 그는 "영화를 하려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드라마를 먼저 하자고 생각했다. 더욱이 가까운 친구(송승헌)와 함께 하게 돼 금방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 역시 서울 상황을 전해들었지만 친구에게 보내는 신뢰는 두터웠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한 여자만 사랑했던 재벌 2세를 맡았던 그는 이번엔 재벌 2세를 친구로 둔다. 동두천 미군기지에서 자란 작곡가 준영. 어린 시절 앞을 보지 못하는 혜인을 좋아했지만 미국으로 떠난 첫사랑은 눈을 뜨고 새로운 남자를 만난다.
물론 혜인의 마음에도 첫사랑이 남아 있지만 끊임없이 보살펴 주는 새 남자의 호의를 거절하지 못한다. 준영은 아버지를 만난 후 준규로 이름을 바꿨고, 가수가 된 혜인을 위해 곡을 쓴다.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사랑하는 여인이 부르는 것을 보며 서서히 죽어간다.
"두 남자 캐릭터 모두 좋지만, 한번 해봤기 때문에 재벌 2세보다는 준규 역이 더 끌렸다. 사랑하는 사람을 친구에게 빼앗기는 상황이지만 결코 우울하게 연기하고 싶지는 않다"며 "아픈 사랑을 더 밝게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미리 생각해놓은 감정선을 드러내보였다.
드라마에서 그는 노래도 부른다. 영화 '신부수업'에서도 흥겨운 노래를 부른 적이 있는데 이번엔 애절한 발라드다. "아마 혜인에게 줄 곡을 쓰면서 노래를 부르게 될 것 같다. 노래는 좋아하지만 기교가 있지는 않은데…"라며 은근히 신경쓰이는 눈치.
'천국의 계단'이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를 확고부동한 톱스타 자리로 올려줬다. 그 이후 '대장금', '파리의 연인'이 이 기록을 깼다.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이 없을 리 없다.
"시청률 떨어질 것 같으면 벗어볼까요?"라며 농담을 던진 그는 "(김)희선 씨랑 더 친해져야 할 것 같다. 최지우 씨는 내가 연기할 때 옆에서 대사를 같이 해주는 등 호흡이 잘 맞았다. 또래인 만큼 내가 적극적으로 분위기를 띄워보도록 할 것"이라 말했다.
드라마 촬영 후 곧바로 영화 '야수' 촬영을 시작한다. 그를 원하는 곳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그도 쉼없이 작품을 택한다. "쉬지 않고 하지만 1년에 영화 한 편, 드라마 한 편이 소개된다"며 "일하는 게 제일 재미있고, 일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만족해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젠 나이를 먹고 싶다"고도 했다. "예전에 나이 드는 게 싫었는데, 이젠 나이가 들고 부모 밑을 벗어나야 '나'를 보여줄 수 있으면서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라 이유를 설명했다.
호주에 있는 동안 김기덕 감독이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작가주의 감독 작품에 출연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기회가 되면 하고 싶지만 굳이 작가주의 영화를 쫓아가고 싶지는 않다. 대중들이 보고 웃고 웃을 수 있으면, 그러면서 감동을 느낄 수 있으면 그게 내가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드니에서 촬영한 후 18일 다시 브리즈번으로 가야 한다. CF감독이자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유명한 차은택 감독이 브리즈번에서 못다 찍은 신을 그 현장에서 다시 찍어야 한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마음 한 구석들이 모두 찜찜해 있는 촬영 현장에서 중심을 잡으면서도 분위기를 무리없이 끌고 가려는 그의 노력이 역력히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