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6월1일 치러지는 경기도지사 선거는 과거 그 어느 선거보다 치열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통령 선거와 맞물리며 대선 결과에 따라 지방선거 승패도 좌우되는 만큼 출마가 예상되는 정당 후보들의 셈법은 복잡하다.
대통령 당선자와 친분, 계파, 기여도 등에 따라 울고 웃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보니 인지도를 키우거나 물밑 작업을 벌이는 생각 등은 일찌감치 접어두고 대선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대선 주자급 정치인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다. 경기도 인구는 1353만명으로 대한민국 최대 광역자치단체다. 여기에 도시와 농촌이 고르게 분포돼 있어 대한민국 축소판으로 불린다.
경기도지사 당선은 차기 대선으로 향하는 등용문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로 당선된 뒤 곧바로 대선 후보로 등극했다.
대선 직후 지방선거 공천 작업이 시작된다. 그러나 정치적 성장을 노리는 정치인들은 곤혹스럽다. 경선을 준비할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재명 전 지사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며 지사직을 조기 사퇴하면서 현역 프리미엄이 사라진 점은 예비후보들에게는 유리한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경기도에서 관록을 쌓은 다선 의원들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5선의 안민석(오산), 조정식(시흥 을)과 4선의 김태년(성남 수정), 3선의 박광온(수원 정) 등 현역 의원이 포스트 이재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원외에서는 당 최고위원과 3선 시장을 지낸 염태영 수원시장과 다선을 지낸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이석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등도 거론된다.
재선 박정 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도 한때 다크호스로 거론됐으나 출마의 뜻을 접고 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현직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들이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일 90일 이전인 3월3일까지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다만 전 장관의 경우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인 과정에서 도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한다면 여론의 역풍과 함께 현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출마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도 다선을 지낸 전직 의원들이 주로 거론된다. 5선을 지낸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정병국 전 문화체육부 장관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5선 출신의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의 ‘귀환’도 관심이다. 남 전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시 이재명 후보에게 고배를 마신 후 정계를 떠나 스타트업 대표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여기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출마 여부도 주목된다. 원 전 지사는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4위를 차지했으며, 차기 대권 주자 선점을 위해 경기도지사 도전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울러 3선을 지낸 김영우, 김학용 전 의원과 재선을 지낸 당 최고위원 정미경 전 의원도 후보군에 올랐다. 그러나 김학용 의원은 안성시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 예비후보로 등록해 도지사 후보군에서 빠지게 됐다.
현역에서는 3선 유의동(평택 을) 의원과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초선 김은혜(성남 분당갑) 의원의 도전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정의당에서는 대선 경선에 나선 황순식 경기도당 위원장과 박원석 당 사무총장 등이 거론된다. 이밖에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김동연 새로운물결당 대선 후보의 행보도 주목되고 있다.
도내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는 쪽은 자신만의 팀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권을 창출한 정당은 신인, 중진 가리지 않고 내보내도 유리한 반면, 실패한 정당은 조직력, 인지도 등 검증된 후보를 내보내도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