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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 '토론의 정치학'은…찻잔속 태풍? 표심 변곡점?

역대 대선서 TV토론 변수 작용 여부, '그때그때 달라'
安 "양당 토론담합" 반발…국힘 윤상현 "安도 토론 포함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설연휴 이전 TV토론'에 합의하면서 이번 대선판을 흔들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시기상 이번 TV토론은 온 가족이 모인 설 밥상의 주요 메뉴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TV토론 성적표가 설연휴 지지율에 결정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측이 모든 현안을 토론 테이블에 올려놓기로 한 가운데 양측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대장동 게이트'와 '배우자 리스크' 등에서 공수 포지션을 바꿔가며 창과 방패를 휘두를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측은 재선의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지낸 풍부한 행정 경험이 있고 연설·방송 경험 등에서 달변을 인정받은 이 후보의 우위를 점치면서도 '방심은 금물'이라며 경계하는 표정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공약이 대동소이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서 정책에 유리하다는 생각으로 토론에 임하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라며 "윤 후보가 당 경선에서 10여 차례 토론을 치렀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토론 횟수에 대해선 다다익선이라는 입장이다.

 

토론 과정에서 대장동 의혹이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같이 불리한 주제가 나오더라도 진솔한 입장을 밝히면 국민에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측은 꾸미지 않은 정직함과 함께 안정적인 모습을 토론에서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 시절 국정감사장 등에서 여야 의원들과 논쟁적인 사안에 대해 지지 않고 공방을 주고받았을 만큼 윤 후보가 임기응변과 언변에 밀리지 않는다는 게 선대본부 내 자체 평가다.

 

여기에 정책 관련 정확한 숫자나 근거 데이터 등을 뒷받침해 수권 능력을 보이는 게 윤 후보 측의 일차적인 토론 목표다.

 

윤 후보 역시 토론에 상당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측근들에게 "검사 시절 김앤장 최고 변호사들과도 법정 토론에서 밀리지 않고 이겼는데 대선 후보 토론에서도 자신 있다. 얼마든지 토론에 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역대 대선 사례를 되짚어보면, TV토론이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을 쉽게 가늠하기는 어렵다.

 

지난 2012년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TV토론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박근혜 후보 '저격수'로 나서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정희 후보는 박 후보가 '토론회에 나오는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이것만 기억하시면 된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 기필코 박 후보를 떨어뜨리겠다"며 박 후보를 몰아세웠지만 태도 논란 등으로 도리어 보수층 결집의 촉매제가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이정희 후보의 날카로운 공격은 박 후보의 지지율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반면 2017년 대선에서 한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지지율 선두를 다투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TV토론에서의 한 마디로 지지율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안 후보는 온라인상에서 떠돌던 네거티브 공방을 지적하기 위해 TV토론에서 문 후보에게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제가 갑철수입니까"라고 따졌다가 오히려 상대 진영으로부터 '초등학생 같아 보인다', '속 좁아 보인다' 등 인신공격성 비난을 받았다. 이는 지지율 추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당시 제기된 바 있다.

 

이후 국민의당은 대선평가보고서에서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안 후보의 TV토론 전략 실패 등을 꼽기도 했다.

 

이처럼 TV토론은 언변과 정책 능력, 호감도 등을 총체적으로 결합한 '종합예술'이라는 말도 나온다. 토론의 성패를 단순히 언변이나 공격력 등으로 쉽계 계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규모 유세가 있었던 이전 대선들과 달리 코로나 시기에서 대선 후보와 국민이 직접 만날 수 있는 통로는 사실상 TV토론이 될 수밖에 없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TV토론이 이번 대선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 대선보다 더 커졌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또다른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역대 토론에서 말을 잘해 이긴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며 "아무리 상대 후보를 잘 공격해도 '싸가지 없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주면 실제 득표로 연결되기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윤석열 후보 측 간 양자 합의에도 불구하고 실제 토론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등이 포함된 다자토론으로 진행될 여지도 있다.

 

3회로 제한된 법정토론 외에 '플러스 알파'(+α) 격인 지상파 방송사 합동 초청토론회 형식을 따랐지만, 지지율 등에서 법정토론 참여 요건을 갖춘 안 후보 등을 대놓고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상 안 후보의 지지율은 선거비용을 100% 보전받는 15% 기준을 상회하고 있다.

 

당장 안 후보 측은 "양당의 토론담합"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정의당도 양자 토론에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도 주요 대선 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다자토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안 후보를 토론에서 배제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중도정치 가치를 한결같이 지켜온 안 후보를 외면한다면 수권정당의 역량을 가진 큰 그릇임을 보여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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