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발성난청은 완치되는 경우가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두려운 질환이다. 국내 돌발성난청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보면 ‘돌발성 특발성 청력손실’ 환자 수는 2016년 7만 5937명에서 2020년 9만 4333명으로 최근 5년간 24% 증가했다.
돌발성난청은 대부분 원인 미상이지만, 알려진 원인으로는 바이러스 감염과 미세혈관 혈액순환 장애가 있다. 청신경은 소리를 귀에서 뇌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청신경에 연결된 말초혈관들이 혈액을 공급해 청신경의 기능 유지를 돕는다. 이 초미세혈관의 혈액순환 저하로 돌발성난청이 발생한 경우, 대기압보다 2~3배 높은 고압산소를 체내에 공급해 혈액 공급을 원활하게 만들 수 있다.
고압산소치료는 미국 이비인후과학회에서 발표한 ‘돌발성난청의 임상진료지침’에도 선택사항으로 포함된 검증된 돌발성난청 치료법이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에서는 80데시벨 이상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고도․심도 돌발성난청 환자들에게 하루 1시간 30분에서 2시간씩, 총 14일간 고압산소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있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다. 당뇨병 환자는 돌발성난청 치료 시 스테로이드의 경구 투약이 혈당 수치를 급격히 올려 오랫동안 혈당 조절을 위한 치료가 필요하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이 환자들은 주로 입원치료를 받으며 실시간으로 혈당수치를 관리해야 한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성균 교수는 “당뇨병이 동반된 돌발성난청 환자의 치료예후가 더 안 좋은 경우가 많다”며 “당뇨병으로 인해 청신경에 연결된 미세혈관까지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것인데, 이때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이러한 혈류 문제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압산소치료는 돌발성난청을 비롯해 일산화탄소 중독, 감압병, 당뇨발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고막의 압력평형에 실패할 경우 귀에 통증이 발생하거나 고막이 팽창되고, 천공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이관의 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들은 고막 안에 물이 차는 삼출성중이염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압산소치료센터장 왕순주 교수는 “고압산소치료는 2기압 이상의 압력이 가해진 챔버 안에서 시행되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진행해야 한다”며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사전에 환자의 압력평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중이기압장애 예방 자동화기술(ABT)’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행 중이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