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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개봉영화] 모두가 행복한 작별을 위해, ‘고양이들의 아파트’

 

고양이들의 아파트

장르 : 다큐멘터리

감독 : 정재은

 

1980년대에 지어진 오래된 아파트. 재건축 결정이 떨어졌고, 주민들은 하나둘 떠나갔다. 그곳에는 아파트의 또 다른 주민인 250~300마리의 고양이들이 남아있었다.

 

영화는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고양이들과 행복한 작별을 꿈꾸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분투를 담았다. 고양이 이주 프로젝트의 기록이자 고양이를 통해 도시 생태 문제를 관찰한 다큐멘터리다.

 

“‘아파트가 재건축되면 거기 살던 고양이들은 어떻게 될까’라는 궁금증으로 시작했다”. 감독은 재건축을 앞둔 둔촌주공아파트를 기록하는 ‘안녕 둔촌주공아파트 프로젝트’ 이인규 작가의 초대로 그곳을 방문했다. 아파트 곳곳에서 환대하듯 다가오는 고양이들을 만났고, 고양이들은 주민들의 돌봄으로 다들 건강하고 행복해 보였다. 오래된 아파트 단지가 주민들에게는 빨리 재건축을 해야 하는 곳으로 인식되는데, 고양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고 작품의 연출 계기를 밝혔다.

 

 

영화의 고양이들은 사람들이 떠난 아파트에서 자유롭게 살아가지만,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보금자리가 다시 인간에 의해 파괴돼 삶의 터전을 옮겨야하는 운명에 놓인다.

 

이야기의 중심 사건인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고양이 이주 프로젝트 ‘둔촌냥이’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은 최선의 이주를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여러 의견이 쉽게 합의되지 못하고 갈등을 빚는 모습이 영화에 솔직하게 담겼다.

 

 

둔촌주공아파트에는 고양이들을 오랜 시간 자식처럼 보살펴온 ‘캣맘’들이 있었다. "(사람은 내가 없으면 이 고양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고양이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라는 ‘동물권행동 카라’ 전진경 대표의 말은 고양이를 보살핌의 대상이 아닌, 존재 그 자체로서 그들의 삶을 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둔촌냥이’ 모임은 고양이들을 좋은 가정으로의 입양, 근거리 이주(고양이들의 밥자리 이동을 통한 자발적 이주), 원거리 이주(별도의 공간에 계류장을 마련하여 계류 방사하는 방법)의 세 가지 방법을 합의해 이주를 진행한다.

 

 

작품은 도시 생태계 속에서 동물과 인간의 공존과 공생, 나아가 ‘동반’의 화두를 던진다. “고양이는 한국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 척도라고 생각해요”라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도시 공간 속 고양이를 통해 생태, 동물권, 환경 등의 주제를 아우른다.

 

한 곳에 머물러 사는 ‘정주성’을 지닌 고양이들을 이주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며, 산업화와 부동산 문제 등 고양이들처럼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모든 존재들을 위로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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