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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 학부모 상담 때 하면 좋은 질문 세 가지

 

매년 3월과 9월에는 학부모와 담임교사가 만나는 상담 주간이 있다. 보통은 담임교사와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열려있어서 원하면 언제든지 교사와 이야기 나눌 수 있다. 대화 창구가 열려있지만 특별한 용건 없이 아이가 평소에 어떻게 지내는지를 교사에게 묻는 일은 학부모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상담 주간이 아니면 아이의 생활을 자세하게 확인할 기회가 드물기에 질문을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교사에게 어떤 내용을 질문해야 내 자녀의 학교 모습을 파악할 수 있을까. 일단은 제일 궁금한 걸 먼저 물어보는 게 맞다. 학부모님들은 보통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소외되지는 않는지, 수업은 잘 따라가고 발표는 잘하는지, 학습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를 많이 궁금해한다. 이런 질문만으로도 충분히 아이의 생활을 파악할 수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모습을 추측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 좋다.

 

첫째, 아이가 미안하다는 사과와 고맙다는 감사 표현을 잘하는지 물어보자. 아이들 다툼의 원인은 대체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아서 일어난다. 다른 사람과 부딪히고 그냥 지나가거나, 물건을 망가뜨려도 가만히 서 있는 아이들이 많다. 사과 표현을 잘하는 아이라면 교실의 분란에서 멀어져 있을 확률이 높다. 비슷하게 ‘고마워’나 ‘감사합니다’ 같은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아이 역시 다툼의 현장에서 빠져있을 가능성이 크다. ‘미안해’와 ‘고마워’를 자주 쓰는지 확인한다.

 

둘째, 책상 서랍과 사물함 정리는 잘하는지 교사에게 질문하거나, 대면 상담이 가능하면 상담이 끝난 후 직접 아이의 책상과 사물함을 눈으로 확인해보자. 매일 달라지는 시간표에 맞게 사용할 교과서와 공책이 서랍에 잘 정리되어 있는 아이라면 학교 생활의 다른 부분에서도 비슷하게 정돈된 생활을 할 것이라고 기대해 볼 수 있다. 반대로 책상 서랍에는 온갖 학습지와 교과서가 구겨진 채 들어가 있고, 사물함을 열자마자 물건이 쏟아진다면, 학교 생활이 어떨지 어렵지 않게 상상해볼 수 있다.

 

셋째, 마지막으로 수업시간이 되면 자리에 가서 앉아있는지 질문해보자. 쉬는 시간에는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종이 치면 그제야 화장실로 출발하거나, 사물함에서 교과서를 꺼내오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학급 분위기에 따라 다르지만 아이들이 모두 교과서를 펴고 수업을 시작하기까지 종 치고 나서 5분에서 10분 정도가 걸릴 때도 있다. 수업시간이 되기 전에 이미 자리에 앉아있다는 건 수업들을 준비가 끝났다는 이야기고, 이런 아이들은 대체로 앉아서 교과서를 훑어보거나 책을 읽는다. 12년 동안 학교에 다니면서 이런 5분, 10분이 모인다면 아이의 미래에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런 질문을 던진 다음에는 아이가 갖고 있는 어려움을 가감 없이 교사에게 공유하면 좋다. 교사가 학생과의 상담이나 조사서를 통해 이미 파악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심리적 불안을 느끼는지, 신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알려주면 자녀가 학교 생활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자녀의 성품이나 집에서의 행동처럼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때는 단점보다는 장점 위주로 말하자. 교사 입장에서는 아이가 너무 조용하거나, 혹은 너무 시끄러우면 아이의 장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때 부모가 장점을 짚어준다면 교사가 아이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마쳤는데 혹시 상담시간이 남는다면 양육에 기울이고 있는 노력들을 어필해보자. 지금까지 부모가 어떤 식으로 아이를 기르는데 힘을 쏟고 있고 그 결과로 아이가 어떻게 성장하고 바뀌었는지 설명한다면 충분하다. 이처럼 다양한 질문들과 아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라면 부담스럽기만 한 학부모 상담이 아닌, 내실 있는 상담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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