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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고위 공직자 자녀의 입학비리 전수조사에 대한 국민운동을 제안한다

 

1.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이 2주 남았다. 그와 손발을 맞출 국무총리와 장관 지명자들이 속속 실체를 드러냈다. 문제는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유례가 없을 만큼 후보자들 거의 모두에게서 의혹이 줄줄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역시 보건복지부 장관에 지명된 정호영 경북대 의대 교수에 관한 것이 아닌가 한다. 법인카드 결제와 아들 병역 문제는 애교에 속한다. 시민들이 가장 분노하는 지점은 딸과 아들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 과정에서 나타난 비리의혹이다.

 

아들의 경우 편입학 서류에서 한 학기에 19학점 수업을 들으며 매주 40시간의 연구원 활동을 했다고 기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2건의 공동저자 참여 논문에서도 연구진실성 논란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딸의 경우는 편입학 구술고사에서 정 후보자와 인연이 있는 3명의 평가위원들에 의해 지원자 14명 중 유일하게 만점을 받은 의혹 등이 제기되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들 사례를 전형적 이해관계 충돌이요 공직자 윤리법 위반 사안으로 평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명증한 비판이 이형기 서울대 의대 교수에 의해 제기되었다. 이 교수는 신문칼럼을 통해 "본인의 우월적 지위가 어떤 형태로든 자녀의 편입 허가에 불공정하게 작용할 개연성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장관직을 수락하지 않았어야 옳다.”고 지적했다. 공정 유지의 기본인 ‘이해충돌 회피’ 원칙을 지키지 않았음이 명백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당선자의 40년 친구’라는 정 후보자는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다고 강변한다. 인사청문회를 당당히 통과하겠다고 공언 중이다. 그의 자신감을 두고 뭐라 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팩트다. 대한민국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는 그가 생각하듯 만만한 절차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과연 정 후보자가 겹겹이 의혹을 뚫고 검증의 그물망을 통과할 수 있을지 수 천만의 국민이 주목하고 있다.

 

 

2.

이 상황에서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은 2019년 9월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국면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를 오늘의 자리에까지 밀어올린 일등 공신이 무엇이었던가. 그것은 당시 검찰총장으로서 그가‘공정’을 부르짖으며 실행했던, 70여회 이상 압수수색을 포함한 조국 자녀 입시 등에 대한 강제 수사였다. 그때 휘두른 칼날이 이제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와 장관 지명자들의 목을 겨냥하여 되돌아온 셈이다.

 

그렇다면 당선자 스스로가 솔선수범한 바, 고위공직자에 대한 바닥까지 훑는 철두철미한 인사 검증을 위해서는 어떤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가.

 

향후 조치는 2가지 영역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첫째는 범위를 좁혀, 부모가 근무하는 국립대 의대에 학사 편입한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수조사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6년 동안 10개 국립대 의대에 학사 편입한 학생들 가운데 총 여덟 명(정호영 후보자 자녀 2명 포함)이 해당 의과대학에 자기 부모가 교수로 재직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적으로 이들에 대한 ① 대학 ② 교육부 ③ 경찰 및 검찰에 걸친 철저한 조사와 수사가 실행되어야 한다.

 

둘째는 범위를 넓혀,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대상자 전체의 비리의혹 보다 구체적으로 자녀 및 손자녀의 입학 문제와 관련된 것이다. 관련 대학 및 대학원 입학을 위해 제출된 모든 서류에 대한 전수조사를 뜻한다. 그리고 만에 하나 위법이 발견될 시 예외 없는 형사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바로 이것이 국민과 함께 ‘공정의 시대’를 열어가야 할 윤석열 정부의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현재 사안의 역사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 과제를 해당 대학, 교육부, 수사기관에만 일임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 점 의혹 없는 ‘공정한’ 조사를 위해 인사청문회 핵심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사회 전 영역의 시민단체 참여가 필요하다고 믿어진다. 그러한 대대적 국민운동의 전개를 이 기고를 통해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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