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호 0번 000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23일 오후 1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청년 광역비례대표 후보자 선출을 위한 공개경쟁 경연대회’가 열린 수원컨벤션센터 이벤트홀.
푸른 계열 점퍼와 정장 등을 갖춰 입은 도의회 청년 비례 예비후보들은 이벤트홀 입구에서부터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인사를 하거나 명함을 나눠주는 등 마지막 얼굴 알리기에 열중했다.
권혁진 후보는 “누군가의 한 표라도 소중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렇게 인사라도 해서 한 번 더 얼굴을 익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 인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민주당 경기도당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7일 공개경쟁을 통해 본선에 오를 10명의 후보자(여성은 김소영·이자형·정보나·봉한나·노민애, 남성은 장민수·이영종·강우빈·선종민·권혁진)를 결정했다.

경연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한 시간 전부터 이벤트홀 내 등록 창구에선 남녀 5명씩 총 10명의 청년 비례 예비후보들이 후보 등록을 진행했다. 일반 시민들과 경기도당 청년·대학생 위원, 상무위원 등 배심원단 등록도 이뤄졌다.
시민 배심원단으로 참여한 전재성(20)씨는 “청년 정치에 관심이 많아 찾게 됐다”며 “정치의 효능감이 많이 떨어져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해진 것 같다. 하지만 관심을 가져야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행사에 많이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도당에서 대규모 공개 경연대회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윽고 들어선 경연대회장은 200여 명 배심원단의 젊은 열기로 가득했다.
후보들을 응원하기 위해 소병훈(광주갑) 비례공관위원장을 비롯해 임종성(광주을)·최종윤(하남)·고영인(안산단원갑)·오영환(의정부갑) 의원 등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오후 1시 반부터 박정(파주을) 경기도당 위원장의 개회선언 선포로 막을 연 경연대회는 각 후보들의 정견발표부터 시작됐다. 무대에 오른 이들은 쓰고 있던 푸른색 마스크를 벗고 자신이 준비해 온 PPT 화면을 띄워 5분간 열띤 발표를 이어갔다.
사회복지사 출신의 김소영 후보는 10초가량 수어로 인사하며 자신의 공약을 소개하기도 하고 대학생인 선종민 후보는 대학생만이 가진 예리한 관찰력으로 의정 활동을 펼치겠다고 공약했다. 일부 후보들은 시간이 지나 종이 울렸음에도 발표를 계속해나갔다.
후보들의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객석에 앉은 배심원단은 후보 소개가 담긴 안내 책자를 훑어보는가하면 이들의 이야기를 종이에 꼼꼼하게 적어가며 귀를 기울였다. 후보들의 발언에 따라 웃음과 탄식도 이따금씩 터져 나왔다.
이후 1차 질의·응답에선 배심원단이 선정한 무작위 질문 한 개에 대해 후보들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비당원, 갈등, 퇴사율, 대표성, 영끌, 약자, 2030 등 정치·사회 전반에 관련된 다양한 키워드가 제시됐다.
이후 곧바로 진행된 1차 현장 투표에서 배심원단은 남녀 각각 3명씩 총 6명의 후보(여성은 김소영·이자형·정보나, 남성은 장민수·선종민·권혁진)를 선택했다.

2차에 진출한 후보들에게는 심도 깊은 주제의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후보별로 무작위 질문을 2개씩 뽑아 찬반을 정하고 난 뒤 제시된 주제에 대해 발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후보들은 주거, 민심, 유권자, 제도권, 가치, 쇄신, 자립, 조례, 평등법 제정, 여가부 폐지, 교실 내 CCTV 등에 대해 그동안 고민해온 견해를 전하거나 반면 생각해보지 못한 주제에 대해선 더 공부해보겠다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 투표 결과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공개경쟁을 통해 당선된 오지혜(비례) 도의원의 발표로 이뤄졌다. 긴장감 속에서 여성은 현 경기도당 대학생위원장 이자형 후보, 남성은 전 경기도당 대학생위원장인 장민수 후보의 이름이 발표되자 객석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이 후보는 경기신문에 “청년들의 염원이 이번 경연대회 투표 결과에 많이 반영됐다고 생각한다”며 “청년들이 염원으로 당선된 만큼 2030세대를 대표할 수 있는 청년 정치인, 경기도를 대표할 수 있는 청년 정치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장 후보는 “청년들의 역할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데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서 좋은 의정 활동으로 보답하겠다”며 “단순히 도의원 한 명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 경기도 전체 청년들의 정치 활동이나 당의 쇄신을 지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정 위원장은 “두 분이 비례대표로 선출돼서 앞으로 활동할 때는 모든 영역을 잘하라고 봅은 게 아니고 청년들을 대변할 광역의원을 뽑은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가장 전문성을 갖고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