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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배의 공동선(共同善)]국가 기간산업의 ‘꼼수 민영화’

 

 

미국 시카고 학파의 신자유주의 이론은 시장에 대한 정부의 통제와 개입을 반대하는 극단적 자유주의 이론에서 시작해 이제는 강대국 자본가의 패권적 이데올로기로 변했다. 세계 곳곳에서 큰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칠레에서는 1970년대 미국 자본 소유의 기간산업에 대한 국유화를 추진하던 아옌데 정부가 미 CIA 주도의 군사쿠데타로 전복됐다.

 

냉전 종식 이후 이 이론은 한 단계 더 포악한 얼굴을 띠게 된다. 유통-제조업을 수직 계열화한 금융자본이 ‘최상위 포식자’가 되도록 돕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준 것이다. 이들은 현지 정부를 세계화와 ‘작은 정부’라는 그럴 듯한 담론에 매혹되도록 해 가장 먼저 자본 이동의 장벽을 스스로 허물도록 한다. 이후 허술한 자국 화폐 시스템을 집중 공격해 현지 정부가 이를 이겨낼 수 없도록 한 다음 부도 위기로까지 몰아간 뒤 국가 인프라를 ‘민영화’라는 이름으로 헐값에 취한다. 이 부도덕한 투기자본의 폭주는 20세기 전후 남유럽과 동아시아에서 각국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갔다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거치면서 세계 금융위기와 함께 기세가 다소 꺾였다. 이같은 ‘약탈’로 얼마나 많은 우리 알짜 기업들이 그들의 먹이감이 되었고, 또 얼마나 많은 직장인들이 피눈물을 쏟으며 거리로 내몰렸는지는 IMF 사태를 회고해보면 그 아픈 기억이 생생할 것이다.

 

새 정부의 경제 관련 부처와 대통령 보좌진이 신자유주의자를 중심으로 진용을 갖춘 것은 그런 점에서 매우 불길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은 제 1성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 매각을 들고 나왔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회 답변을 통해 지분 40% 매각에 동의한다고 밝힌 것이다. 대통령 최측근 인사의 발언이라 그냥 흘려 넘길 수 없다. 그는 민영화를 전면에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경제수석을 거쳐 ‘전 세계 공기업 사냥꾼’으로 악명 높은 맥쿼리인프라에서 이사를 지낸 사람이다. 알다시피 맥쿼리는 주로 해외에서 도로와 철도 등의 민자사업에 투자해 과잉 이윤을 회수해온 호주의 대표적 투기 자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하철9호선과 경춘고속도 등 민자 사업에 손을 뻗쳐 원성을 산 바 있다.

 

전력 부문과 관련해서도 지난달 대통령직 인수위는 독점 판매를 지양하겠다면서 순차적인 민영화 뜻을 내비쳤다. 한국전력공사의 적자 대책을 묻는 질문에서도 한전 소유 국내 부동산과 해외 사업부문의 매각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답변해 민영화 수순을 의심케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철도산업 민영화를 목표로 SRT가 KTX에서 분리된 사례가 있다. 이제 의료 민영화 개방 문제까지 더해 불안감을 부추긴다. 중국 자본이 투자한 영리병원 영업이 법원으로부터 합법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공항과 전력, 철도, 의료 등 국가 핵심 인프라 매각이 일방적으로 추진돼서는 안된다. 지방선거에서 ‘민영화’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민영화’는 ‘사유화’의 다른 말이다. 말장난에 속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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