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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범의 미디어 비평] 바이든 방한 보도가 남긴 한국언론의 그릇된 관행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주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은 전세계 뉴스의 중심에 섰다. 언론은 첫날 삼성 평택공장 방문, 다음날 한미 정상회담, 마지막 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단독 면담 등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언론의 취재경쟁도 뜨거웠다. 우리 언론보도의 고질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무엇보다 심각한 점은 외눈박이 보도였다. 장점만을 부각했다. 국가간 거래에서 한 나라에게만 혜택이 일방적일 수는 없다. 얻는만큼 잃는 것도 있다. 언론은 부작용도 짚어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우리는 중국을 자극할 여지가 있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확정 했다. 중국은 우리 교역량의 25%를 차지한다. 이면을 비추는 언론은 극히 드물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보인 자국민을 위한 처절한 일자리 창출 노력을 부각하지 못했다. 조선일보는 23일(월)자 4면에 《올땐 삼성, 갈땐 현대차···》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삼성이 미국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공장을 신설해 3000개, 현대차그룹은 8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미국에 만들어 줄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두 재벌 총수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 기업총수들에게 미국에 투자해달라고 굽신거릴 정도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논조였다. 일자리 개수는 기사에 한 줄 넣는 수준이었다. 대부분의 언론보도가  이와 유사했다.


지난 대선 TV토론에서 안철수 후보는 색다른 전문용어 하나를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리쇼어링(Reshoring)’이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해외에 진출한 기업의 국내 U턴을 제안한 것이다. 자국민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전쟁을 보여주는 한 단어다. 취업난에 절규하는 한국의 청년들은 두 기업이 미국에서 만들기로 한 1만1000개 일자리 기사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가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Act. 1933년 대공황 때 미국 정부에 미국산 제품만 쓰도록한 법안에서 유래)’에 기반한 목 비틀기 일수도 있다. 무서운 보호무역주의가 숨어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짚은 언론은 한국일보가 유일했다. 


낯 뜨거운 곁가지 보도 문제였다. 윤 대통령의 결혼식 구두 이야기, 김건희 여사의 올린머리 이야기를 거의 모든 언론이 비중있게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대통령실 관계자가 공개한 뒷이야기라며 “윤 대통령 구두는 10년전 결혼식 때 신었던 웨딩슈즈로 김검희 여가가 신도록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취재원의 홍보전략에 놀아난 푸들 언론임을 자인한 꼴이다.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윤 대통령에게 ‘내각에 여성 장관이 거의 없다’고 질문해 윤 대통령이 당황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한국 국민의 궁금증을 미국 기자가 대리 질문해준 것이다. 일부 한국 언론은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미 언론인들에게 ‘자국 대통령에게만 질문하도록 했다고 사전 조율했다’고 보도했다. 부끄러운 한국언론의 이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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