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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진 사건과 KBS 대응방식

KBS는 역시 큰 조직이다. 성우 장정진씨 타계와 관련해 새삼 느낀 바다.
KBS가 12일 오후 7시께 인터넷 홈페이지에 장씨 사망 사고와 관련한 사과문을 공식으로 발표했다.
KBS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목에 떡이 걸리는 사고가 발생해 한 달 가량 중환자실에서 생명을 이어갔던 장씨는 결국 11일 오후에 별세했다. KBS의 사과문은 별세 소식이 알려진 지 딱 하루 만에 이뤄진 일이며, 이 사건과 관련한 KBS의 최초 공식 코멘트는 '소품용 떡을 급하게 먹었던' 바람에 생긴 일이었다. KBS 메인 뉴스인 '9시 뉴스'에서 장씨의 사망 소식은 이렇게 전달했다.
같은 날 '수퍼맨'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리브의 타계 소식이 전해졌다. 근육질의 건강한 몸을 갖고 있던 그가 1995년 낙마 사고로 인한 척추 장애로 하루아침에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됐지만 불굴의 의지로 역경과 투쟁했던 생전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보도는 '우리 모두에게 진짜 수퍼맨이었습니다'는 코멘트로 처리됐다.
12일 오전. 취재 기자는 KBS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이곳저곳으로 전화를 걸었다. 홍보실을 시작으로 예능팀과 제작본부장실, 법무관계팀까지. 하나같이 내 담당이 아니거나, 부재 중이었으며, 누군가에 일임했고, 우리가 말해줄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12일 오후 빈소가 마련된 이대 목동병원에서 사고 프로그램의 담당 예능팀장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사후 보상 문제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홍보실에서 애도의 글을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과 "지금은 상중이라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보상 문제를 처리할 법무관계팀은 "이에 대해 말해 줄 사람이 없다"고 했고, 프로그램 제작을 총괄하는 제작운영팀장은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장씨 사건은 이미 타계 29일 전에 일어난 일이다. 또한 병원에서는 거의 뇌사상태로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했다. 사고 발생 후 예능팀 일선 PD들은 책임을 통감해 교대로 병실을 지키는 열의를 보여줬다.
그러나 KBS '조직'은 전혀 이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말할 위치에 있는 사람조차 없어 보인다.
11일 '9시 뉴스'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급하게 먹던'이라는 표현이 마치 장정진 본인 자신의 실수 또는 책임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분노를 표하기까지 했다.
1999년 '도전 지구탐험대'에서 김성찬 씨가 사망했을 때 KBS는 외주제작사 문제라며 뒤로 물러서 있었다. 이번에도 이처럼 법적 문제는 차근차근 법에 따라 해결하면 된다. 그러나 만 하루 동안 보여준 KBS의 대처 방법은 분명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
12일 오후 7시 발표된 사과문은 홍보실에서 작성해 사장의 결제를 최종 거친 후 게재됐다.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결제에 '사인할' 입장은 되는 직급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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