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선거 승리를 위한 정치가 아닌 제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년간 화나는 일, 절치부심한 일도 많아 북받친다”며 “나를 위한 정치가 아닌 희생적 정치를 펼쳐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30대 원외 당협위원장이 당 대표에 이름을 올리는 이변을 연출하며 정치계의 혁신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 1년 거침없는 행보와 발언으로 각종 구설에 오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 최근 당내 최다선(5선)인 정진석 의원과 설전을 벌이며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를 의식하지 않는 듯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며 ‘쇄신’을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당장 이겨야 될 대선이 있고, 지방선거가 있는 상황에서 저 스스로 하고 싶지 않은 역할을 많이 했다”면서 “대선과 지방선거는 제가 책임을 지는 선거였지 제 선거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때로는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달라는 취지의 주장도 많이 듣는다”며 지난 시간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비유하기도 했다.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당내 대선 후보와 호흡을 맞추지 않고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며 ‘자기정치를 한다’라는 당내 비판과 여론을 반박한 셈이다.
이 대표는 “그런데 이제는 제 정치 좀 해보겠다”며 “제가 옳다고 생각했던 세상과 정책, 당을 만들기 위해 제 의견을 더 많이 (정치에) 투영시키겠다”고 향후 행보를 예고했다.
당내 계파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정진석 의원과 설전에 대해 이 대표는 “어이가 없다”며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공천권이 그렇게 대단한 권한이냐”며 “그렇다면 제가 이걸 정 의원께 드렸으면 최소한 ‘고맙다’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선거가 끝나니 저를 공격하는 것은 무슨 상황이냐”면서 정 의원을 재차 비판했다.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자신을 향한 비난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저를 비난하는 것은) 유튜버와 정 의원뿐인데 유투버는 돈을 벌어야 하니 이해한다”면서 “이번 방문은 대통령실과 다 협의 된 것이어서 당내 다른 분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정 의원은 뭐냐”라며 꼬집었다.
이 대표는 주변에서 ‘청년 정치인’이라고 단정 짓는 것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저는 한 번도 제 입으로 청년 정치인이라고 한 적이 없다”면서 “왜 정치를 하는 청년들에 청년 정책을 다루라고 강제하냐”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현재 정치권은) 정치하는 청년들에게 정치 전반에 걸친 담론을 다루는 것에 공간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정치권의 청년은 절대 배려 대상이 아닌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구성원을 포용하는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이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사람의 행동 범위를 제약하고 그렇게 괴롭혔으면 이제 그만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국내 정치 현실을 아쉬워했다.
그는 “과거 유승민 의원을 돕기 위해 제가 상대가 정리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면서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다 헛소리였고, 많은 공작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앞으로 남은 1년이 당에게 굉장히 중요하고 정치를 크게 바꿀 수도, 아니면 다시 누군가의 공천권과 당권싸움 야욕에 허비할 수 있는 1년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앞으로 누구보다 흔들림 없이 당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