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닷새간 여름휴가를 떠난 1일 지지율이 20%대로 접어들며 여야를 막론한 거센 ‘쇄신론’에 당면했다.
윤 대통령은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오전 당초 예정돼 있던 휴양지 방문일정을 변경하고 서울에 머무르며 정국 구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서울에 머물면서 정국 구상을 하거나 산책을 하면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안다”며 “윤 대통령이 일단 당의 혼란상이 빨리 정돈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의 휴가 복귀 후 분위기 전환을 위한 대통령실 개편 가시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여당발 쇄신 요구에 대해 “주의 깊게 듣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으나, 내부에서도 일정 수준 개편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권 일각에서는 비서실장, 정무라인, 홍보라인 등 구체적인 교체 검토 대상이 거론되기도 한다.
지난 주말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 대표 직무대행 사퇴·최고위원 줄사퇴에 이어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직 사퇴 가능성을 시사한 반면, 김용태·정미경 최고위원은 자리를 지키겠다고 밝히며 국민의힘 지도위 내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문자 공개 때문에 (최고위원직)사퇴를 하는 건가. 이건 당이 정말 코미디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사퇴 이유가 이준석 대표 징계에 대한 연대 책임이라면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이미 2주 전 직무대행 체제를 추진해놓고 왜 이제 와서…”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결국 권력에 줄 서는 자와 원칙을 지키는 자의 대결”이라며 “만약 조수진·윤영석 최고의 사퇴를 대통령실이 설득했다는 기사가 사실이라면 정무수석부터 시작해서 다 사퇴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제 하다하다 안 되니까 최고위원회 기능을 상실시키려 순번을 정해놓고 한 사람씩 사퇴하고 또 권 원내대표는 직무대행을 내려놨다”고 지적했다.
야당에서도 정부의 쇄신론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비판 수위를 올리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나라살림을 챙기는데도 정신 없으신 분이 집권당 내부문제까지 도맡아서 들여다보고 결정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내부 사정이 복잡하더라도 국회 차원의 민생대책은 조기에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쇄신이든 수습이든 조기에 하라”고 주문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역대 대통령들은 휴가 후 국정운영의 구상을 밝혀왔다”며 “윤 대통령도 휴가 동안 ‘국정 대전환’의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