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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등 3권

 

◆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 이소영 지음 / 창비 / 256쪽 / 1만 8000원

 

책은 미술평론자인 저자의 오랜 관심사 ‘아웃사이더 아트’를 찾아다닌 여정이다.

 

아웃사이더 아트는 정규교육을 받지 않은 화가의 작품을 지칭하는 용어로, 미술계에서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영역이다. 파리 퐁피두센터, 뉴욕의 현대미술관, 런던의 테이트 같은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앞장서 소개하고 있는 어엿한 ‘주류’지만, 국내에서 제대로 조명 받지도, 일부는 전혀 알려지지도 않았다는 점이 저자를 움직였다.

 

오랜 기간 전 세계를 누비며 사라진 화가들의 작품을 찾아다닌 저자는 백인 남성·강대국 중심의 미술사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던 화가들의 이야기를 자신의 내밀한 고백들과 함께 먼지 쌓인 서랍에서 꺼내놓는다.

 

책은 작품을 친절한 설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나만의 갤러리가 되며, 인종·성별·장애·계급 때문에 차별받아온 이들을 복권시킨다는 의미의 ‘미술사 다시 쓰기’가 되기도 한다.

 

 

◆ 딴생각 / 박찬휘 지음 / 싱긋 / 280쪽 / 1만 6800원

 

연필, 카메라, 라디오, 커피, 와인잔, 아버지…. 책은 유럽 자동차 회사들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한 저자의 일상 기록이다. 일상을 채우는 ‘당연’하고도 필수적인 물건인 자동차를 만드는 그에게 ‘딴생각’은 상상력의 원천이다.

 

저자는 자신을 ‘이방인’으로 소개한다. 유학생 시절부터 시작된 17년의 타지 생활. 그는 아직도 툭툭 걸리는 문화적·언어적 어려움을 축복이라고 말한다.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끝없이 탐구하는 독특한 시선이 그가 디자이너로서 창의력을 발휘하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우리 삶 곳곳에 녹아 있다. 그중에서도 커다란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일은 작은 요소 하나하나를 생각하지 않고서는 해낼 수 없는 일이다.

 

책을 통해 작가의 섬세하고 별난 시각을 빌려 세상을 바라보면, 소소한 요소에 집중하는 능력이 그의 디자인에 어떻게 보탬이 되는지 엿볼 수 있다.

 

 

◆ 늙은 웹기획자 / 흡혈마녀늑대 지음 / 요물공쥬 그림 / 아무책방 / 176쪽 / 1만 4000원

 

나는 늙은 웹기획자다. 한때는 나도 미래가 기대되는 우수한 인재로 촉망을 받던 때가 있었다. … 시간은 빨리 지나간다. 나는 이미 마흔을 넘었다. 머리는 굳었고 몸은 내 맘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늙은 웹기획자’ 중에서)

 

정글 같은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늙은 웹기획자의 이야기이다.

 

만원 지하철에 몸을 맡겨 출근하고, 회의 시간에는 최대한 침묵을 지키며, 퇴근할 때는 팀장님께 꼬박꼬박 인사를 한다. 결과평가 C를 받는다. 몸도 성하지 않다. 구안와사에 걸려 입이 돌아가고, 노안 때문에 안경을 맞춘다.

 

그 속에서도 저자는 희망을 발견한다.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한 발표에서 처음으로 칭찬을 받고, 후배로부터 '선배 같은 웹기획자가 되고 싶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늙어서 사라진 줄 알았던 동기 부여라는 게 남아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써내려갔다.

 

저자는 책을 통해 젊은 감각과 열정, 성공하는 삶이 아닌 떨어진 체력과 체념, 꾸역꾸역 살아가는 생활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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