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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예술가들이 포착한 빛의 ‘하이라이트’

회화, 입체, 설치 등 다양한 작품으로 구현된 ‘빛’ 다뤄
빛 소재·빛의 특성 활용한 작품 34점 선봬
제임스 터렐, 정정주, 황선태 등 13명 작가 참여
구하우스 미술관서 10월 16일까지

 

명암을 통해 대상을 표현한 르네상스 회화, 빛과 그림자로 극적인 효과를 연출한 고전주의, 빛 자체를 화폭에 담아내려 했던 인상주의 화가들…. 미술에서 빛을 재현하는 방식의 변화는, 회화의 역사이자 미술사라고 할 수 있다.

 

구하우스 미술관(경기 양평)이 오는 10월 16일까지 선보이는 전시 ‘하이, 라이트(HI, LIGHT) – 빛, 예술을 만났을 때’는 빛 또는 빛의 속성을 소재로 다루거나 빛의 특성을 활용한 회화, 입체, 설치, 미디어, 디자인 작품 34점을 소개한다.

 

전시에는 제임스 터렐, 올라퍼 엘리아슨, 정정주, 황선태 등 국내외 작가 13명(팀)이 참여했다.

 

보는 것의 근원인 ‘빛’은 예술가들에게 지속적인 영감의 원천이 되며, 예술 매체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돼 왔다.

 

20세기 작가들은 재현 매체의 한계를 벗어나, 빛 자체를 물질화해 작품화하기도 했다. 인공 광원을 조형적으로 활용하거나, 빛 속으로 들어가거나 온기를 느끼게 하는 등 빛을 신체로 지각할 수 있는 작품도 등장했다.

 

 

회화에서 ‘빛’은 색으로 드러난다. 최수진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색을 고르고 모으는 행위에서 영감을 받아 ‘색’으로 갖가지 일을 하는 인물들을 작품에 등장시킨다. 인물은 색을 찾아 나서고, 관찰하고, 밭에서 캐고, 빨강·보라 등을 채집하고, 옮기고, 말리고, 반죽하는 등 작업에 여념이 없다. 이는 작가가 작업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겪는 수많은 일들과 실험의 내용들을 보여준다.

 

신봉철은 투명한 색 유리를 통해 빛을 색그림자로 가시화한다. ‘Wald(숲)’ 시리즈는 작가가 숲을 산책하다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빛에서 영감을 받았다. 미묘하게 색을 달리하는 프리즘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돼 빛을 ‘굴절’시킨다.

 

 

이른 아침 햇살이 비추거나 나른한 오후의 풍경을 연상시키는 황선태의 작품은 ‘빛’으로 가시화된 사물이 존재감을 얻고 현실이 되는 광경을 보여준다. 일상 속에서 흔히 마주치는 실내가 평면적으로 묘사돼 있지만, 창문으로 스며든 빛에 의해 공간은 생명력과 입체감을 얻는다.

 

1960년대 ‘빛과 공간 운동(Light and Space movement)’의 선두에 섰던 제임스 터렐은 공기 중 빛의 미묘한 변화를 2시간 30분 동안 보여 준다. 끊임없이 변하는 하늘의 색채를 나타내는 이 작품은 수 만 가지에 이르는 색을 담았다.

 

 

기술의 발달로 빛은 더욱 실험적이고 다양한 매체와 방식으로 예술작품에 구현된다. 빛으로 전달할 수 있는 함의와 표현의 층도 확장되고 있다. 전시는 빛이 회화, 설치, 미디어, 디자인으로 구현되는 다채로운 방식을 접하고, 빛을 마주하는 다양한 감정들을 관객에게 전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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