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를 받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내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해 출연을 결심했죠."
12월 25일 방영 예정인 SBS TV 성탄특집극 '아주 소중한 친구'(가제·극본 이근영, 연출 한정환)에서 시각장애인 역을 맡은 하희라를 경기도 용인의 삼성안내견학교에서 만났다.
'아주 소중한 친구'는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다룬 드라마. 실존인물인 전숙연 씨의 사연을 영상에 담는다. 전씨는 1남1녀를 낳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던 32살, 과수원 농약통이 폭발하며 실명한 후천적 장애자다. 이후 국내 시각장애인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안내견을 사용해 단국대 교육대학원 특수교육학과 석사까지 마치고 특수학교 교사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이날 하희라는 드라마에서 자신과 호흡을 맞출 안내견 '토람이'(극중 이름, 실제 이름은 행복이)와 함께 기자들을 만났다.
그는 "올해로 연기 생활 24년이 되는 것 같은데 지금껏 평범한 역은 하지 않은 것 같다. 발랄한 여대생 같은 연기는 해본 적이 없고, 그 나이에 시대극이나 사극을 했죠. 이번에도 연기자로서 도전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연기는 처음이다. "사실 6개월간 연극에 빠져 있어 올해는 쉬려고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네요"라고 웃는 그는 "연극과 달리 이번 작품은 아이들에게도 보여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몇 년전 한 식당에 갔더니 안내견이 왔을 때 손님들 유의사항이 적혀있는 걸 봤다. "그렇게 붙여 놓는 식당도 별로 없죠.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안내견이 식당을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는군요. 털이 날려 손님들이 싫어한다고. 택시 타기도 쉽지 않구요. 비록 2부작 특집극이긴 하지만 이 드라마가 시각장애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도 드라마 출연을 결정하게 한 이유"라고 밝혔다.
지금 하희라는 앞을 보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연습 중이다. 얼마전 시각장애인에게 이야기를 듣고 싶어 숙명여대생 김예지양을 찾았다. 토람이와 함께였다.
"숙대 앞이 얼마나 좁고 불편합니까. 토람이를 따라 눈을 가리고 걸었는데 아무런 장애도 느끼지 못했어요. 오히려 눈을 뜨고 돌아오는 길에 '아니, 내가 이런 길을 걸어왔나'하고 더 조심했죠. 그만큼 안내견이 시각장애인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드라마에서도 안내견과의 적응 과정이 담겨 있어 토람이와 처음 만났던 순간을 녹화해뒀다. 어설픈 몸짓과 당시의 감정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다음주 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갈 하희라는 내년에는 특집극이 아닌 일반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 그러면서도 "꼭 내가 해야 한다는 작품이 있으면 언제라도 하지만, 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드라마를 하지 않을 때도 나름대로 바쁘게 살거든요"라고 말한다. 삶에 대해 당당한 면모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드라마에 등장할 개는 모두 삼성안내견학교에서 제공한다. 개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 하루 찍고 이틀 쉰다. 삼성안내견학교 측은 "지금까지 교양이나 오락 프로그램에서는 안내견을 다룬 적이 있지만 드라마는 처음"이라며 "이 드라마를 계기로 안내견이 장애인들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많은 분들이 알아주고, 안내견을 동반한 장애인들에게 따뜻한 배려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