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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세밀화가로 성장한 도망 흑인 노예 소년의 모험담

 

◆ 워싱턴 블랙 / 에시 에디잔 지음 / 김희용 옮김 / 민음사 / 582쪽 / 1만 8000원

 

캐나다 최고 문학상인 길러상(Giller Prize)을 수상한 ‘워싱턴 블랙’이 국내에 출간됐다. 길러상은 그해에 출간된 캐나다 소설 중 최고의 작품에 수여하는 상으로, 이 상을 두 번 수상한 작가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앨리스 먼로와 이 작품의 작가 에시 에디잔을 포함 세 사람뿐이다.

 

책은 과학이 발달하고, 세상 사람들이 ‘인권’에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한 때 여러 역경과 고초를 겪으면서도 지식을 향한 열망, 품위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한 인물을 그렸다.

 

1818년 영국령 바베이도스의 페이스 사탕수수 농장에서 태어난 남자 노예. 농장주인 조지 블랙은 마치 그를 놀리려는 듯이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이름과 자신의 성을 붙여 아이 이름을 지었다. 조지 워싱턴 블랙이라고.

 

이후 잔인한 품성의 에라스무스 와일드로 농장주가 바뀌고, 농장주의 동생인 과학자 티치가 농장을 방문한다. 티치는 워싱턴 블랙을 개인 노예로 부리게 해달라고 형에게 요청한다. 워싱턴은 농장주와 달리 친절하고 인간적인 티치의 밑에서 조수로 일하며, 과학의 신비를 배우기 시작한다.

 

그러다 농장주의 사촌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졸지에 워싱턴이 범인으로 몰린다. 티치는 워싱턴을 구하고자 열기구로 농장에서 달아나고, 도망 노예가 된 워싱턴과 그를 돕는 티치를 잡으면 천 파운드의 상금을 준다는 전단이 나돈다.

 

워싱턴과 티치는 추격자들을 피해 머나먼 북극을 향해 대모험을 떠나고, 워싱턴은 해양 세밀화가로 발을 내딛는다.

 

책은 ‘로빈슨 크루소’의 흥미진진한 해양 모험담을 통해 그 시대의 대서양 삼각무역의 역사와 백인-흑인 위계관계를 다시 들여다보고, 백인인 티치와 흑인 주인공 워싱턴 사이의 관계를 동등한 지성인으로 재설정했다.

 

영국 문학에 익숙한 독자라면 ‘워싱턴 블랙’이 유명한 영문학의 고전에서 원류를 끌어와, 다시쓰기를 시도한다는 점을 알아볼 것이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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