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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골쇄신" 신발끈 조여맨 尹…민감한 정치현안엔 에두른 답변

"첫째도 둘째도 국민 뜻"…시행착오 '반성' 속 '소통'에 방점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뜻'을 중심에 둔 국정운영 방침을 밝혔다.

 

집권 초 저조한 국정 지지도로 나타난 여론의 준엄한 경고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민생 회복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으로 상징되는 탈권위 소통 의지도 거듭 피력했다.

 

다만, 최근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한 구체적 진단과 이에 따른 반전카드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반성하는 태도로 자세 낮춘 尹

 

윤 대통령의 이날 회견 모두발언에는 '반성'이 깔렸다. 그동안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해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변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모두 발언 말미에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다짐한 대목에서 그런 정서가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특히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국민의 뜻이고, 둘째도 국민의 뜻"이라며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한 치도 국민의 뜻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그 뜻을 잘 받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8일 여름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면서 민심을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힌 데 이어 또다시 '국민의 뜻'을 최우선에 둔 국정 운영 방침을 분명히 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며 지지율 추이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또 인사 실패 비판도 겸허하게 수용하는 입장을 취했다.

 

새 정부 인사가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 요인 1위로 꼽힌다는 기자 질문에는 "지금부터 다시 다 되돌아보면서 철저하게 다시 챙기고 검증하겠다"고 답했다.

 

지난달 초 출근길 문답에서 "지난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며 언성을 높이던 것과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비쳤다.

 

◇ "도어스테핑 계속하겠다…다양한 비판 받아야"

 

윤 대통령은 이번 회견에서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모두 발언에서 상당 시간을 할애, 그동안의 새 정부 국정과제 이행 내용을 일일이 언급한 것도 국민에게 성과를 제대로 알리고 싶어하는 윤 대통령의 소통 의지 때문이라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언론과의 소통이 궁극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이라며 "민심을 가장 정확하게 읽는 언론 가까이에서 제언도, 쓴소리도 잘 경청하겠다"고 했다.

 

회견 제목은 '대통령에게 듣는다'였지만, 스스로 '경청'도 중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시한 것이다.

 

새 정부 들어 전날까지 총 36차례나 이어져 온 출근길 문답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휴가 중에 저를 걱정하는 분들은 도어스테핑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진다며 당장 그만두라고 했다"면서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신비주의에 싸여있던 '대통령 문화'를 친근하게 바꿨다"는 게 윤 대통령의 인식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기자간담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자주 여러분 앞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한 외신 기자가 정부 취재 접근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하자 즉석에서 "용산 대통령실에 외신 기자 접근 기회가 더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예를 들어서 대통령중심제 국가라고 하면 대통령직 수행 과정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드러나고 국민들로부터 날 선 비판,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도 언급했다.

 

◇ 국정반전용 쇄신안 파격카드는 없었다

 

윤 대통령이 국정반전을 위한 구체적인 쇄신 방안을 밝히지 못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취임 100일을 계기로 국정 쇄신안이 깜짝 공개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으나, "지금부터 다시 다 되짚어보겠다"는 말로 시점을 미뤘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대통령실 개편에 대해서도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국민이 원하는 '사이다' 발언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갖고 (쇄신)해서는 안 된다"며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만 했다.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국면 전환용 카드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지율 추가 하락을 저지하기 급급해 단기 처방으로 참모들을 '물갈이'해서는 안 된다는 평소 인사 철학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전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꼼꼼하게 실속있게 내실 있게 변화를 줄 생각"이라며 개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 암시한 연장선이다.

 

여당인 국민의당의 내홍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은 이준석 전 대표가 최근 자신을 직격하고 나선 데 대해 "다른 정치인이 어떤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 총질' 메시지가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다른 정치인의 발언에 대해 어떤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본 적 없다"며 언급 자체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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