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여명을 헤아리는 대규모 한국 유림 단체 회원들이 공자의 고향인 중국 산둥(山東)성 취푸(曲阜)의 공자 사당인 공묘(孔廟)에서 중국내에서는 종적을 감추다시피한 공자에 대한 제사인 치전(致奠)을 치렀다.
한-중 국교 수립 이후 성균관을 중심으로 한국 유림들이 취푸에서 제사를 올린 일은 더러 있었으나 대부분 100명 남짓 참가했으며 이번과 같은 참석 인원은 역대 최다로 기록됐다.
퇴계학의 현대적 계승을 표방하는 전국 유림단체인 박약회(博約會. 회장 이용태 삼보컴퓨터 명예회장)는 공자 탄신 2555주년을 겸해 회원 552명이 참석한 가운데 25일 오후 취푸 공묘 대성전(大成殿)에서 특별제사인 치전 행사를 열었다.
산둥성 정부의 협조 아래 이뤄진 이날 행사는 매년 3월과 9월 두 차례 한국의 성균관에서 치러지는 공자에 대한 제사인 석전대제(釋奠大祭) 의식 절차를 준용해 열렸다.
즉, 제기와 제수 음식을 차리는 진설례(陳設禮)에 이어 폐백을 올리는 전폐례(奠幣禮), 첫 잔을 올리는 초헌례(初獻禮), 축문(祝文)을 읽는 독축(讀祝), 두번째 잔을 올리는 아헌례(亞獻禮), 마지막 잔을 올리는 종헌례(終獻禮), 제주(祭酒)를 나눠 마시는 음복례(飮福禮) 등의 순서로 1시간 가량 위의(威儀)를 갖추어 진행됐다.
제기(祭器)는 한국에서 특별 제작해 조달한 것으로, 12두 12변 등 성균관 대성전 석전대제와 동일하게 배치됐으며 행사 뒤 모두 대성전에 기증됐다. 현지에서 마련한 제수음식 역시 한국의 석전대제와 동일하게 날 희생(犧牲)으로는 소고기와 양고기, 돼지고기로 구성되는 태뢰(太牢)가 사용됐다.
초헌은 이용태 회장이 맡았으며, 아헌은 김호면(金鎬冕) 천상문화보존회장, 종헌은 남효근(南孝近) 박약회 문경지회장이 각각 했다. 축문인 대축(大祝)은 김형수(金瀅秀) 박약회 의성지회 회원이 읽었고, 진행자인 집례(執禮)는 김필환(金必煥) 안동지회 회원이 했다.
이용태 회장은 "과거 중국은 근대화 이후, 특히 문화혁명의 대회오리에 공자를 봉건적 노예제를 뒷받침한 인물로 치부해 그 전통을 말살해버리는 바람에, 치전 의례 또한 망실하고 말았다"면서 "하지만 이런 소중한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가 중국 본고장에 그것을 도로 심어줄 수 있어 더 없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이를 계기로 동아시아 문화권을 공자문화권으로 복원해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공자 문묘가 남아 있는 베트남 하노이에서도 이번과 같은 치전행사를 치를 계획을 갖고 있으며, 대만과 일본, 싱가포르 등을 묶어 유교문화를 현대화, 인간성 회복운동을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공자의 76대손인 산둥대 콩린런(孔令仁.80) 교수는 환영사에서 "한국이 끊임없는 경제발전 과정에서도 우수한 전통사상을 훌륭히 계승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인상적이며, 그래서 한국은 배움의 대상"이라고 평가했다.
콩 교수는 "우리 중국에 공자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부자(李夫子=퇴계 이황)가 계시다"고 한국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박약회는 '논어'(論語)에 보이는 '박문약례'(博文約禮. 글을 널리 배우고 익혀 예로써 요약해 실천한다는 뜻)에서 이름을 따온 사단법인체이다. 1987년 당시 포항공대 학장이던 고 김호길 박사 주도로 도산서원에서 출범한 실천 유림단체로, 현재 전국 22개 지회 4천명에 달하는 회원을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