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영화를 찍고 나면 사랑한 후에 이별한 것처럼 허전해져요."
'멜로의 여왕' 손예진(22)이 또다시 멜로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로 관객 품으로 돌아왔다. 11월 5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알츠하이머병(치매)을 앓는 여자 수진(손예진)과 건축가를 꿈꾸는 가난한 목수 철수(정우성)의 사랑을 그린 정통 멜로 영화.
영화를 열애로 비유한 그는 "이번 영화는 좀 심한 편인 것 같다"고 특유의 '청순가련형' 눈망울을 깜박였다.
"불같은 사랑을 한 뒤가 이런 느낌 아닐까요? 사랑은 식을 수 있지만 사람에 대한 감정은 영원한 것 같아요"
사랑에 대한 '짐작'을 이렇게 밝히는 그는 멜로 영화를 찍을 때마다 열애 후의 후유증을 앓는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젠 사랑을 하고 싶다
"감독님이 펑펑 울지는 못하게 했어요. 감정이 절제되기를 원하셨던 거죠".
전형적인 멜로 영화이지만 '…지우개'는 비슷한 종류의 다른 영화에 비해 '눈물을 강요하는' 장면은 많지 않은 편이다.
"유난히 우는 장면이 많은 것 같다"는 말에 손사래를 치는 손예진은 "어떨 때는 촬영이 끝난 뒤 거의 탈진할 정도"라며 눈물 연기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방송과 달리 영화는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 감정을 조절하기가 힘들어요. 하루 내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민감한 상태에 있게 되는 거죠. 촬영이 끝난 뒤에도 우울한 기분을 없애는 게 쉽지는 않고요."
눈물연기를 위해 감정을 잡는 방법은 슬픈 음악을 듣는 것. 이재한 감독은 이를 위해 직접 슬픈 음악을 선곡해 들려주기도 했다.
'연애소설', '클래식',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와 '…지우개'까지 네 편 연속 멜로 영화에 출연했지만 사실 손예진은 "연예경험이 많지 않은 편"이라고.
"사랑을 할수록 현실적이 돼 연기하는 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지 않나요?"라며 농담을 던지던 그는 "이젠 진한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아직 소개팅을 한번도 안해봤거든요.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리 소개팅을 시켜달라고 해도 웃기만 할 뿐이에요. 장난이라고 생각하는지…."
▲(정우성) 선배님은 세심하고 포용력이 큰 남자에요
'…지우개'의 가장 큰 매력은 손예진과 정우성이 함께 그려내는 '그림'이다.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이 함께 침대에 누워만 있어도 관객의 가슴에는 연애 감정이 솟을 수밖에 없는 일.
"너무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는 말에 손예진은 "세심하고 포용력이 큰 남자다. 현장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항상 여유 있는 모습이다"라며 정우성에 대한 칭찬을 들려줬다.
'잘 어울려 보이는 한 쌍'이지만 두 사람은 이번 영화 이전에는 직접 만나본 적이 없는 사이라고. "어색해 보이면 어떨까 하고 고민했다"는 그는 "두 번째 만났을 때 아직 친해지기 전에 홍보용 사진을 찍었는데 매우 잘 어울려 보이더라"며 에피소드를 얘기해주기도 했다.
▲사랑의 건망증은 누구나 갖고 있는 것
젊은 나이에 준비 없이 닥친 알츠하이머. 마치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는 것처럼 영화에서 손예진이 연기하는 수진은 가장 최근의 기억부터 하나씩 잃어간다.
"기억과 망각이라는 소재가 마음에 들었어요. 사람들은 기억하고 싶은 순간만 기억하려고 하잖아요. 아름다웠던 수많은 순간순간은 우리도 모르는 새 망각 속에 잊혀지는 셈이죠."
손예진은 촬영 도중 스태프들과의 추억도 잊기 싫은 기억이라고 말했다.
"크랭크업이 가까워질수록 촬영이 이렇게 빨리 끝나가는 게 아쉬웠어요. 4개월간 스태프들의 추억들이 아직도 가슴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취화선'으로 2001년 데뷔한 뒤 다섯 번째 출연 영화인 '…지우개'는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치매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여자라는 캐릭터가 기존 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던 역. 영화 속 수진은 결혼을 하기 위해 부모의 반대를 극복해야 하며 결혼해달라고 철수에게 조르는 '맹랑한' 모습도 갖추고 있다.
"캐릭터가 입체적이었던 게 가장 큰 매력이었어요. 결혼 생활의 기쁨과 병을 알고 난 다음의 아픔을 같이 표현해야 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들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