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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헌의 심우도] 차별의 병명(病名) 치매, 네이버는 어찌하려나?

 

어리석은 바보, 미치광이 천치... 병 이름 ‘치매’의 한자 癡(치)와 呆(매)의 뜻을 합친 이름이다. 사전은 ‘뇌세포 손상 따위로 인해 지능 의지 기억 등이 지속적 본질적으로 상실(喪失)되는 병으로 주로 노인에게 나타난다.’고 풀이한다. 한자 해석하니, 욕설 아닌가?

 

불가항력, 어쩔 수 없는 것이 병이다. ‘너’도 ‘나’도 걸릴 수 있는 안타까운 병 ‘치매’도 그렇다. ‘어리석다’거나 ‘미치광이’라는 말이 붙은 ‘바보’라는 명칭, 참 슬프고 어리석다.

 

‘기왕에 병 이름으로 굳어진 것이니’하고 혀 몇 번 차고 말 일 아니다. ‘한가위 명절에 치매 어르신 잘 보살피자.’는 TV 프로그램 자막 보며 가슴 아팠다. ‘미치광이 바보 어르신’이라니.

 

‘지랄’을 이제 병명으로 안 부른다. 대신 간질(癎疾)이다. 문둥병도 ‘문둥이’란 말의 실존 때문에 나병(癩病) 한센병으로 부른다. 전염병(傳染病)의 이름에 든 ‘염병’도 병을 빙자한 욕설로 쓰인다하여 피하는 말이다. 배려이기도 하겠다.

 

癡呆는 痴呆로도 쓴다. 癡나 痴는 같은 뜻이다. 질병의 대표 기호(글자)와도 같은 녁(疒)자와 의심의 疑나 지식의 知가 합쳤다.

 

의심하는 병, 아는 것의 병이라는 뜻에서 ‘치’는 어리석다 미치광이 따위의 뜻이 됐다. 癡는 또 병의 원인이 의심스럽다는 뜻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매(呆)는 강보에 쌓인 아기를 그려 ‘보호가 필요한 존재’라는 뜻에서 바보 천치가 됐다.

 

우리와 문자(文字) 문화를 공유하는 중국은 실지증(失智症)이란 말로, 일본은 인지증(認知症)이란 말로 차츰 ‘치매’란 병명을 바꿔가고 있다. 우리 의학계에서도 인지증으로 부르자는 주장이 일고 있다하니 힘껏 응원할 일이다.

 

네이버와 다음 포털의 국어사전에서 차별과 비하의 표현이 담긴 말에 ‘주의’(注意) 표시를 한다는 소식이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포털 국어사전 내 차별과 비하 표현에 대한 연구’의 결과에 따른 것이라 한다.

 

‘초딩’ 단어를 검색하면 초등학생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는 설명에, ‘특정 대상을 차별 비하하는 의미가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주의 문구가 뜬다는 것이다.

 

관련 자문위원회가 국어사전의 ‘낮잡아 이르는’ 등이 담긴 표제어를 분석한 결과, 546개 단어에서 차별 비하 표현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이런 노력에 ‘치매’의 경우가 포함됐는지, 또는 이의 정정(訂正)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어의 전문용어 등 개념(槪念)을 품는 말에는 영어나 한자 일본어 등 외래적 요소가 많다. 원래 뜻을 곰곰 생각하지 않으면 자칫 막말을 ‘그럴싸한 말’로 착각하게 된다.

 

지혜로운 한국어를 가꾸지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 네이버 다음 사전, 애달픈 저 어른들을 위해 ‘치매’를 ‘인지증’으로 고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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