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전 9시30분쯤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1층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검은 양복에 넥타이를 맨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나흘째 출근 후 이곳을 찾았다.
김 지사는 분향소에 도착하자마자 흰 장갑을 끼고 국화꽃을 받아 헌화한 후 묵념했다. 이후 전날 도민들이 남기고 간 추모 메모가 적힌 게시판을 주의 깊게 살펴봤다.
이날 분향소에서 5분가량을 머문 김 지사는 “공직자로서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많은 젊은 청년들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그렇게 간 것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 그분들에게는 아무도 책임을 지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방과 현장관리 부족, 참사가 난 뒤에도 수습이 제대로 안 됐던 것 모두 당국과 공공기관의 책임”이라며 “책임을 통감하고 경기도는 최선을 다해 가신 분들이 편히 가시도록 또 유가족분들에겐 최대한 위로와 사후 조치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당부했다.
특히 “부상자분들은 신체적으로 완쾌할 수 있도록 하고 다친 몸뿐만 아니라 상처받은 마음, 트라우마 치료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도는 이 같은 사고나 참사가 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특단의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애도 기간이 끝나면 바로 실천해볼 수 있는 조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31일 분향소가 차려진 첫날부터 부인 정우영 여사와 함께 이곳을 찾았고, 이날까지 나흘째 매일 아침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김 지사는 조문록에 ‘안타깝고 부끄럽습니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겠습니다’라고 적은 뒤 고인들을 추모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6명 중 도민은 38명으로 확인됐다.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경기도청 분향소에는 이날까지 400명가량이 방문했다.
이날 분향소를 찾은 한 도민은 “세월호 때도 지금도 어떤 말을, 생각을 갖고 어떤 어른이 돼야 하나 혼란스럽다”며 “안타깝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부디 그곳에서 평안하시길 바란다. 다시 고민하는 어른이 되겠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