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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율도로 지주택, 골목길 펜스로 막아...“불나면 다 죽는다”

지난 24일 지주택 사유지 도로 5곳에 펜스 설치…가운데 2곳만 개방
주민들, 길 돌아 나가야…불나면 소방대원 진입도 못해
서구 “사유지 도로에 펜스 설치해 제재 방법 없어”

 

사유지인 도로를 매입해 원주민들의 통행을 방해한 인천 서구 ‘(가칭)율도로지역주택조합(경기신문 11월 22·23일자 1면)이 이번에는 골목길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출입을 봉쇄했다.

 

주민들이 대로변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길을 돌아가야 하는 상황인데, 화재를 비롯한 긴급상황 발생 시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서구와 석남동 주민 등에 따르면 율도로 지주택은 지난 24일 석남동 율도로 일원(168-32·115번지)에 철제 울타리 5개를 설치했다.

 

5개의 철제 울티라 중 3곳은 주민들의 이동이 불가능하도록 자물쇠를 채워놨고, 국·공유지인 가운데 길로 갈 수 있는 2곳의 울타리만 문을 열어놨다.

 

울타리 안쪽으로는 지주택이 매입하지 못한 10여 채의 다세대 주택 등이 들어서 있다. 이들 원주민들은 30여 년 동안 쓰던 골목이 막혀 밖으로 가기 위해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

 

 

지주택이 울타리로 길을 막은 이유는 이주를 거부하는 원주민들에게 땅을 팔도록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추정된다.

 

실제 울타리를 설치하기 전에는 골목 곳곳에 드럼통을 놓고 바닥을 파손하는 방법으로 통행을 방해했다.

 

주민들은 불이 나거나 구급차를 불러야 할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사상사고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 A씨는 “이 동네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령자다. 원래도 골목이 좁아 차량 1대가 겨우 다녔는데, 이제는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큰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을 지려고 저렇게 길을 막는 것인지 모르겠다. 야밤에 불이 난다면 소방대원도 못 들어와 꼼짝없이 주민들이 갇힐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 사이에선 율도로 지주택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율도로 지주택은 지난 2020년 9월 21일부터 조합원을 모집해 현재 만 2년이 지났다.

 

서구에서 확인된 지주택의 땅 매입 면적은 전체 예정지 1만 7704㎡ 중 6% 정도이며, 이를 포함한 토지사용권 확보 비율은 27%다. 사업 예정지에 있는 국·공유지 19%를 감안해도 절반이 채 안 되는 셈이다.

 

율도로 지주택이 조합설립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토지사용권 80%를 확보해야 하고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땅 95%를 매입해야 한다.

 

주민 B씨는 “사업 초반에는 지주택에서 땅을 1평(3.3㎡)당 700~1000만 원에 매입했다. 이후에는 1400만 원까지 올렸지만 원주민들이 땅을 안 팔고 있다”며 “주민 대부분이 노인층인데 수 십년 살던 집을 팔고 어디를 가겠느냐”고 설명했다.

 

서구 관계자는 “화재 사고 등 위험에 공감해 지주택에 펜스를 상시 개방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일부 문이 잠겨있는 상태”라며 “울타리 설치 위치가 사유지이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경기신문은 율도로 지주택 측의 입장을 듣고자 조합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

 

※ 쉬운 우리말로 고쳤습니다.

 * 펜스(fence) → 울타리

 

(원문) 사유지인 도로를 매입해 원주민들의 통행을 방해한 인천 서구 ‘(가칭)율도로지역주택조합’이 이번에는 골목길에 펜스를 설치하고 출입을 봉쇄했다.

 

(고쳐 쓴 문장) 사유지인 도로를 매입해 원주민들의 통행을 방해한 인천 서구 ‘(가칭)율도로지역주택조합’이 이번에는 골목길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출입을 봉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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