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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나를 모르는 사람도 폭력 가담”…가해자 특정 어려운 ‘사이버폭력’

[‘사이버폭력’에 멍드는 청소년들 ②]
사이버폭력, 현실과 경계 모호…다른 폭력 유형 중복돼
다른 학교·지역, 성인 등 가해자 범주와 폭력 수준 다양
빠르게 생기고 사라지는 사이버 특성상 파악·대응 어려워
“사이버폭력, 범죄라 인식하도록 실질적 예방 교육 필요”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사이버폭력’. 청소년들 사이에 스마트기기와 사회관계망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새롭게 나타난 학교폭력 유형이다. 갈수록 교묘해지는 수법에 고통받는 청소년들은 늘지만 실질적인 해결이 안 되는 실정이다. 사이버폭력의 심각성과 안전한 사이버 세상을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시키지 않은 배달 음식’‘이미지 합성’…진화하는 청소년 ‘사이버폭력’

② “나를 모르는 사람도 폭력 가담”…가해자 특정 어려운 ‘사이버폭력’

<계속>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더욱 두드러진 사이버폭력은 기존 학교폭력과는 달리 시·공간 제한이 없어 현실을 넘나들며 발생하고, 가해자 범주와 폭력 수준이 다양하다는 특징을 보였다.

 

한국교육개발원 ‘사이버폭력 유형별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의 표적집단면접(FGI, Focus Group Interview)에서 발췌해 재구성한 사례를 보자.

 

사안이 발생했을 때 이게 사이버폭력이라는 걸 딱 분리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중략) 예를 들면 둘이 가까운 사이였는데 틀어지면 그게 사이버로 가는 거예요. 보통 ‘저격했다’고 말하잖아요. 사이버 상에 온갖 그동안 얘에 대해서 가지고 있었던 그런 것들, 이상한 영상이라든가 그런 걸 막 올려서 (중략) 양상이 굉장히 복잡해지는 것 같아요.”(참여자 4)

 

“초등에서는 사실 사이버폭력과 학교폭력이 구분된다기보다는 그 연장선에 있는 거 같아요. 학교폭력이 이뤄지던 것이 사이버 상에서 이뤄지다가 다시 학교에서 이뤄지고. (중략) 자기들끼리 놀면서 그게 이뤄지고 연장선에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참여자11)

 

사이버폭력은 현실과 경계가 모호하다. 오프라인상의 폭력이 연동되며 언어폭력·따돌림 등 다른 폭력 유형과 중복해 복잡한 양상을 보였다.

 

또한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렵다. 보통의 학교폭력은 가해자가 명확하지만 사이버폭력은 교내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다른 지역, 성인, 익명 등 가해자 범주가 넓었다.

 

“요즘 온라인 수업 때문에 ‘○○ 고등학교 수학’ 이렇게 카톡방이 생기거든요. 다른 학교 카톡방에 들어가서 (어떤 학생의) 학번, 이름을 그대로 넣고 사칭했는데...(중략) 협박 수위가 좀 넘어간 거죠. 예를 들면 ‘너를 강간하러 갈 거다’.” (참여자 8)

 

“카톡 아이디를 빌려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게 브로커가 있어요. (카톡 아이디를) 주면 각종 성범죄나 불법 광고물을 게시할 때 (중략) 많이 사용하더라고요. 문제는 그 브로커들이 작년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아이디 하나당 5만 원씩 줬어요.” (참여자 5)

 

또 사이버 공간의 특성상 주변 어른들의 개입이 어렵고 빠르게 진행돼, 교사가 인지했을 때는 이미 시간이 오래 지난 경우가 많기도 하다. 때문에 교사가 인지한 것보다 더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현실에서 학교폭력 같은 사안이 발생하면 주로 주변 어른들의 개입이 빠르게 이뤄지는 경우들이 많아서 (중략) 간단한 사안으로 사건이 많이 접수되는데, 사이버폭력은 이미 어른들이 알게 됐을 때는 간단하게 끝날 수 없는 상황으로 이미 진행된 경우들이 많은 것 같아요.” (참여자 11)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폭력을 폭력으로, 범죄를 범죄로 인식하는 것을 알아야하는데 현재 의무교육 종류·시수가 많아 이러한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표적집단면접에 참여한 교사들은 예방 교육을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하고, 학생들에게 사이버 공간에서도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7년간 학교전담경찰관으로 재직했던 장석문 경감은 “학생들에게 사이버상에서 학교폭력에 동조하지 않고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직접 체험해보는 등 실질적이고 다양한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해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