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부터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무료 공공체육시설 9곳이 유료로 전환된다.
이용자에게 사용료를 받겠다는 이야기인데,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돈부터 받겠다는 계획에 일부 주민과 동호인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는 시설유지비와 운영비 증가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배드민턴장 5곳, 족구장 2곳, 테니스장 2곳을 유료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구는 사용료 징수를 통해 낙후된 체육시설을 개보수할 계획이다.
연경산 배드민턴장 소방시설공사 등 8억을 포함한 공공체육시설 운영비 13억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했다.
구 관계자는 “냉난방기 설치를 하려면 소방시설 설치공사를 먼저 해야 한다”며 “내년에 연경산 배드민턴장에 3억 원을 들여 소방시설 설치공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설을 이용하는 일부 동호인들 사이에서 불만의 소리가 나온다.
제대로 시설을 갖추지 못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미추홀구의 배드민턴장 5곳 가운데 연경산 배드민턴장, 학익체육관, 미추홀체육관은 냉난방기가 없어 겨울이 되면 실내시설인데도 겉옷을 껴입고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냉방기가 없는 여름도 운동하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동호회는 그동안 매년 냉난방기 설치를 미추홀구에 요구해왔다.
사용료 징수와 시설 구축의 선후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추홀구에서 활동하는 한 배드민턴 동호회 회원 A씨는 “공사가 시작되면 시설을 이용하지 못한다”며 “적어도 공사가 끝나고 사용료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현재 공공체육시설 배드민턴장 유료화 반대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다. 7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년에 미추홀구에서 유료로 운영되는 공공체육시설은 모두 22곳이다.
미추홀구민 이용 시 사용료는 배드민턴장 1000~1500원(1인당 두 시간), 테니스장 1500~3000원(1코트 당 한 시간), 족구장 3000원(1코트 당 한 시간)으로 책정됐다.
65세 이상 노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장애인 등은 50% 추가 감면된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