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시행사로 참여한 인천 미추홀구의 숭의2 가로주택정비사업 공사현장이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막무가내식 공사로 주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
지난 4일 낮 미추홀구청소년수련관과 공사장 사이에 있는 도로가 통제됐다. ‘안전제일’이 적힌 노란색 표지판이 길 한쪽 입구를, 반대쪽 입구는 레미콘 차량이 막아섰다. 차량은 다닐 수 없었고, 주민들은 한동안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5일 미추홀구에 따르면 현재 이 도로에 점용 허가가 나간 사항이 없다. 전날도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구 관계자는 “그동안 건설 기계를 사용한다고 계속 도로점용허가를 신청했고 연장해왔다”며 “지난해 6월 30일 자로 기한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길을 막은 이유는 호퍼(깔때기 모양의 용기) 작업 때문이었다. 타워크레인이 공사 지역 밖인 안전울타리를 넘어 콘크리트가 담긴 호퍼를 들어 올려 건물 꼭대기로 올리고 있었다.
이때 타워크레인 끝에 매달린 호퍼는 콘크리트 2루베(㎥)가 담기는 크기였다. 2㎥는 중량이 대략 4.6톤에 달한다. 바닥으로 추락하는 것 자체가 대형사고다.
그러나 행인을 통제하는 안전요원도, 안전장구를 제대로 갖추고 타워크레인을 유도하는 신호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보행자들은 위험을 인식하지 못한 채 거리를 오갔다는 얘기다.
현직 레미콘 기사 A씨는 “호퍼 작업을 현장 밖에서 하는 걸 본 적 없다. 위험한 작업이기 때문”이라며 “현장에서 하더라도 반드시 신호수를 배치하고 인부들이 근처에 오지 못하게 한다. 사진만 봐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위험한 작업인 만큼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데, 모두 나몰라라식이다.
숭의2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조합과 LH가 공동시행하고 성호건설이 시공, 게이씨엠엔지니어링이 감리를 맡았다.
LH는 공사관리 책임은 민간 조합에 있다는 입장이다. LH 수도권도시정비특별본부 관계자는 “공사 관리는 조합이 한다. 책임도 조합에 있다”고 했다.
현장을 책임져야 하는 관리자도 발뺌하긴 마찬가지였다. 현장관리자는 “전날 도로를 막은 적이 없다”며 “안전을 위해 신호수를 배치하고 작업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