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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사 안 돼 휴·폐업 속출하는 ‘청년몰’들

위축된 사업 활성화 위해서는 청년몰 만의 특색 앞세워야

  • 등록 2023.01.30 06:00:00
  • 13면

본보(26일자 인천판 1면)에 실린 인천시 중구 ‘신포 눈꽃마을 청년몰’ 철거현장 사진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눈꽃마을은 지난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15억 원(국비 7억 5000만 원, 구비 6억 원, 자부담 1억 5000만 원)을 들여 조성됐다. 인천의 중심 상권 1번지였지만 침체된 신포동 일대 골목상권을 부활시키자는 취지였다. 우현로 35번지(KEB 하나은행 뒷편 골목)에는 아기자기한 구조물을 조성, 고객들을 유치했다.

 

눈이 쌓인 유럽 마을을 연상시키는 눈꽃마을, 푸드 트레일러, 광장과 무대, 고객 쉼터 등을 설치하고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했다. 눈꽃마을은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에도 나와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방문객들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발길이 끊어졌다. 청년점포들도 문을 닫아 이곳의 풍경은 을씨년스럽게 바뀌었다. 그리고 인천시 중구와 청년몰 사업자 간 사업이 만료됨에 따라 구조물을 철거하기 시작한 것이다. 눈꽃마을이 몰락한 가장 큰 원인은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청년몰 콘셉트가 부족하고 청년 사업자들의 경험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예산만 낭비한 채 휴·폐업한 청년몰은 인천 눈꽃마을 한군데만이 아니다. 수원영동시장 2층에 있는 28청춘 청년몰 푸드코트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7년 정부 예산 19억원이 투입돼 문을 연 28청춘 청년몰은 초창기에 제법 흥청거렸다. 그러나 정부예산이 끊어지고 코로나19까지 겹치자 손님들이 줄기 시작했고 청년사업자들도 줄줄이 청년몰을 떠났다. 이에 수원시는 지난해 청년상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창업 경험이 없는 청년 상인들의 전문성을 키우고, 운영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건의에 따라 배민아카데미와의 협업 컨설팅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푸드코트에서 문을 열고 상시영업을 하고 있는 곳은 한두 곳에 불과하다.

 

인천시 강화 중앙시장에 있는 청년몰도 다르지 않았다. 2017년 인기 밴드 크라잉넛이 축하공연을 하는 등 시작은 화려했다. 이색적인 인테리어와 디자인으로 장식한 내부에는 푸드코트와 휴게공간, 소규모 무대도 조성했다. 그럼에도 청년 상인들은 하나씩 가게문을 닫았다. 시간이 갈수록 장사가 안됐기 때문이다. 입점 후보자 모집 공고를 냈어도 지원자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청년몰을 기획했다. 의도는 좋았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은 큰 인기를 끌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문전성시’ 사업으로 조성된 곳이다. 전주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남부시장 청년몰을 관광코스에 포함시켰다.

 

전국 39곳의 전통시장에 조성된 청년몰 매장 672곳 가운데 42%가 휴업하거나 폐업했다고 한다.(2021년 기준) 예산 투입에 비해 상권 활성화 효과가 없어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지역이 늘고 있다. 청년몰은 필요한 사업이다. 위축된 청년몰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청년몰 만의 특색을 앞세워야 한다.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 청년몰이 활기를 되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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