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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미래 먹거리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지난해 11월 공개된 챗GPT에 대한 정부·기업 관심↑'메타버스' 인기는 ↓
경기도, 메타버스에 이어 챗GPT 활용 AI 정책 속속 제시
챗GPT, 활용 범위 어디까지..."기대 거품 줄어야"

 

'만물박사' 챗GPT의 화려한 등장이 IT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던 '나를 닮은 캐릭터' 메타버스를 완전히 덮어버렸다. 이를 두고 업계는 챗GPT 역시 메타버스처럼 언제든 새 먹거리로 교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챗GPT는 지난해 11월 공개된 대화 전문 인공지능(AI) 챗봇이다.

 

사용자가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대화를 함께 나누는 서비스로, 공개 단 5일 만에 하루 이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 논문 작성, 번역, 노래 작사·작곡, 코딩 작업 등 광범위한 분야의 업무 수행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했다.

 

챗GPT에게 직접 활용분야를 질문하니 문장 생성, 지능형 챗봇, 기계 번역, 정보 추출, 음성 인식, 사용자 선호도 분석 등을 제시했다. 또 챗GPT는 사전학습된 인공지능으로 특정 분야의 추가 학습이 가능해 이에 따라 그 활용분야가 개발되고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챗GPT에 앞서 IT업계에서는 메타버스가 화두였다. 정부와 대기업 등은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비대면으로 소통할 수 있는 메타버스를 혁신적인 미래 먹거리로 꼽았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유행에 민감한 많은 MZ세대들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모임을 하거나 친분을 쌓았으며, 대기업들은 신입사원 교육, 회의 등 비대면 업무 진행 용도로 활용됐다.

 

숭실대 등 몇몇 대학교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입학식 등을 메타버스로 진행했고, 완성차기업 기아에선 메타버스를 활용한 온라인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곳곳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비대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도 메타버스 기술 보유기업과 제조·건축 등 전통 산업 분야에서 메타버스 기술을 원하는 기업을 상호 연결하는 ‘메타버스 기술융합 실증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이달 초 밝히기도 했다.

 

도는 올해 메타버스와 산업융합의 다양성 확보와 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해 지원금을 지난해 최대 9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하고, 수요기업 자격은 전국 중소·중견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챗GPT가 세상에 공개되며 메타버스의 인기는 순식간에 식어버렸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챗GPT에 대해 "1980년대 이후 가장 혁신적인 기술발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AI의 발전은 사람들이 일하고, 배우고, 서로 소통하는 방식을 바꿀것이다. 전체 산업이 이를 중심으로 방향을 바꿀 것이며, 기업은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경기도는 메타버스에 이어 챗GPT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경기도청 대강당에서 진행된 '경바시(경기도를 바꾸는 시간)'에서 김동연 도지사는 GPT 등 첨단 기술을 가장 먼저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챗GPT-4가 작성한 개회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발달장애인의 예술 활동을 돕는 지피티(GPT) 창작단 시범 사업 ▲미래산업 펀드 500억 원을 조성해 지피티(GPT) 스타트업에 투자 등 향후 도가 추진할 AI정책을 공개했다.  

 

국내 IT업계의 선두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챗GPT에 대응한 GPT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를 앞세워 차세대 검색프로젝트 '서치GPT'를 선보일 방침이다. 하이퍼클로바는 국내 최대 규모의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바탕으로 5600억 개의 한국어 토큰은 학습했다. 약 50년치 뉴스, 9년치 블로그 글에 해당한다. 

 

카카오는 '코GPT'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일부 전문영역에 특화(버티컬)된 서비스와 챗봇 기술 확보 등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AI 아티스트 '칼로'가 있다. 칼로는 1억 2000만 장의 이미지에 기반해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해준다.

 

다만 업계에서는 일찍이 공개된 알파고, 메타버스의 인기가 뒤집어진 것처럼 새로운 미래 먹거리의 등장으로 챗GPT 역시 교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가미래연구원 윤기영 한국외대 경영학부 미래학 겸임교수는 챗GPT의 기술적 한계를 지적했다.

 

우선 챗GPT의 한계로는 실시간 학습 불가, 논리력 부족,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구분 불가, 환각, 기억력 한계, 저작권 침해, 편향, 복잡성, 지식의 독재의 위험 등을 들 수 있다. 실시간 학습 불가에서 기억력 한계까지는 시간과 비용은 들겠으나 기술의 발달에 따라 점진적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저작권 침해에서 지식의 독재의 위험까지는 인공지능 밖의 한계라 쉽게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챗GPT는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이 있으며, 거대언어모델의 규모를 키워도 환각의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줄일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윤 교수는 "챗GPT에 대한 관심이 몰리고 있기는 한데, 지나쳐 볼 수 없는 한계가 적지 않다. 알파고로 인한 착시와 메타버스에 대한 장기적 시각의 실종이라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기대의 거품과 디지털 분진을 걷어 낼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챗GPT와 거대언어모델에 내재된 한계를 바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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