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국제도시에 땅만 사놓고 방치 중인 기업에 대한 토지 환매 조치에 나섰다.
11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경제청은 대봉엘에스가 지난 2019년 매입한 송도5공구 산업용지 9633.4㎡(송도동 210-5)에 대해 ‘토지개발 착수기한 미준수’로 다시 사들이기로 했다.
인천경제청은 환매 진행을 위해 대봉엘에스에 12일까지 의견회신을 요청한 상태다.
또 이번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땅을 돌려받기 위한 토지대금 103억 900만 원을 올려놨다.
코스닥 상장사이자 화장품 소재·원료의약품 생산 기업인 대봉엘에스는 지난 2019년 7월 인천경제청과 첨단 신소재 연구소 건립을 위한 투자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5공장 예정지 바로 앞 땅을 조성원가에 구입해 지하1층·지상4층 규모 R&D센터를 지난 2021년까지 짓겠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대봉엘에스가 계획한 사업비는 모두 363억 원 규모다.
대봉엘에스는 지난 2019년 11월 설계에 착수했고, 당초 계획보다 연면적을 30% 이상 늘려 지난 2020년 7월 인천경제청의 경관심의에 통과했다.
하지만 땅을 산 지 5년이 다 돼가는 현재까지 착공은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부지는 공사 펜스만 설치된 채 방치된 실정이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말에도 제넥신의 자회사인 에스엘포젠으로부터 송도5공구 내 땅 1만 434.1㎡(송도동 218-8)를 환매 조치했다. 당시 돌려준 토지대금은 71억 6500만 원이다.
에스엘포젠은 당초 사업비 480억 원을 투입해 지상4층, 연면적 1만 2200㎡ 규모의 연구·생산시설을 올해까지 짓겠다는 목표였지만 외국인 투자자인 인도네시아 제약사 칼베(Kalbe Farma)가 1000만 달러(110억 원)의 투자를 취소해 사업이 무산됐다.
이 땅 역시 삼바 5공장 부지 바로 옆에 위치한다. 아직까지 새로운 투자자가 없어 빈 채로 남아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대봉엘에스의 경우 5년간 공사를 하지 않으면 환매 조치할 수 있다는 특약이 걸려있다”며 “첨단산업클러스터 내 중요한 산업용지가 수년간 비어있는 상태다. 방치할 수 없어 환매를 결정했고, 새로운 투자자를 빠르게 물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봉엘에스 관계자는 “연면적 확대로 설계기간이 늘었고, 코로나19까지 겹쳐 공사가 지연됐다”며 “송도 R&D센터 건립 의지는 확고하다. 인천경제청과 원만한 해결을 통해 센터를 완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봉엘에스의 지난해 매출은 935억 원 400만 원, 당기순이익은 117억 94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각 12.7%·17.4% 올랐다.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