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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1주년 특집 대담] 백혜련 정무위원장 "시민 삶에 실질적 기여하는 금융제도 마련할 것"

‘소신’과 ‘정의’ 추구하는 백혜련 위원장
‘지원’·‘규제’ 함께 해야 하는 정무위원장 중책
급격한 환경변화 속 균형 감각 잃지 않을 것
국민에게 백 마디 말보다 일로써 보여드릴 것

'정의란 정의로울 뿐만 아니라 정의롭게 보여져야 한다.' 12년의 검사생활을 내려놓는 한 여검사가 '사직의 변'에 인용한 격언이다. '정의'에 대해 고민하던 여검사는 현재 '경기 수원시을'을 지역구로 둔 재선 의원이 됐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정계 입문 이후 백 의원은 몇 차례의 고비가 있었지만 성실히 바닥을 다지며 결국 지역구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재선이었던 21대 총선에서의 득표율은 무려 60%를 넘겼다. '소신', '정의'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백 위원장을 '창간 21주년'을 맞은 <경기신문>이 만났다. 

 

 

Q. 창간 21주년 특집 대담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무위원회가 하반기 중점을 두고 있는 정책은 무엇인지? 위원장으로서 정무위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백 위원장. 소비자물가는 한풀 꺾였지만, 근원물가 오름세가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상황입니다. 또 민간 부문 부채가 4800조 원을 넘으면서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들이 버티지 못하고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이 점차 낮아지는 상황에서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기에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민생 안정에 최우선 방점을 찍어야 합니다. 

 

정무위의 주된 역할은 금융 정책을 통해 실물 경제를 지원하고,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과 불공정거래 근절을 통해 혁신적 경제성장과 공정한 시장경제를 구축 및 촉진하는 것입니다. 즉, 지원과 규제를 함께 해야 하는 상임위입니다. 국정 전반을 아우르고 소관기관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고려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상임위이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가상자산이나 빅테크 등 전례 없는 산업영역과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출현하는 가운데 혁신과 안정성의 조화를 어떻게 이루어야 하는지, 기술의 발달과 양극화의 심화로 발생하는 금융사각지대와 금융소외계층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등입니다.

 

위원장으로서 급속한 사회변화 속에서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입법제도 마련을 위해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노력하겠습니다.

 

Q. 정기국회와 국감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백 위원장. 국무조정실의 경우 지난 1년간 현 정부가 보여준 국정운영 및 위기 대응능력에 대한 평가가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 이태원 참사·오송지하차도 참사·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사태 등 현 정부 들어 인재(人災)가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철저한 감사로 왜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는지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세워야 합니다.

 

또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문제가 있습니다. 정부가 경제적·사회적 타당성 조사 없이, 법 개정 사안임에도 이전을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가 큽니다. 산은 구성원들의 동의와 함께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국가 경제에 큰 역할을 하는 기능적 특성을 고려하면서 국회에서 논의를 해야 합니다. 국감에서 절차적 정당성과 경제적 타당성의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Q.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서민들의 고통이 큽니다. 서민들을 위한 금융 대책이 있다면?

 

백 위원장. 시중은행들이 대형화 경쟁과 수익성 제고에 치중하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을 줄여, ‘금융 양극화’가 심화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 취약계층을 보듬고 서민의 부담을 완화하면서 국민의 재산 형성을 지원하는 ‘포용적 금융’의 형태로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금융서비스의 제공은 개인 삶의 질과 생활 그리고 학업과 지위 등 미래에 대한 투자까지 이어지게 되지만, 현행 시스템으로는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4차 산업혁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 금융취약계층을 보듬고 서민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면서 국민의 재산 형성을 지원하는 ‘포용적 금융’의 형태로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또한, 정부 역시 서민금융진흥원 등을 중심으로 제도권 금융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서민들을 위한 보증 및 대출 지원등을 통해 사다리 역할을 더욱 확대 강화해야 합니다.

 

Q. 현재 서민들은 저축할 여력조차 없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백 위원장. 명목임금은 증가했지만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면서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즉 월급은 올라도 지갑이 가벼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은 증가하고 있고 고금리 상황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저축 여력이 크지 않습니다. 코로나 펜데믹을 기점으로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 투자 심리가 커지는 경향이 발생한 것도 한 요인입니다. 

 

특히, 우리 사회가 저성장·저출산·고령화·고부채로 접어들면서 저축 여력은 갈수록 떨어질 것입니다. 낮은 저축률의 문제가 아니라 자산가치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원금가치를 높이는 등 우리 생애 자산 관리의 중요성이 매우 커질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연금 관리를 비롯해 경제 하방 압력이나 불확실한 변수들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Q. "시중은행들이 이익에 비해 서민경제에 기여하는 부분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거센데, 이에 대한 해법은?

 

백 위원장. 은행은 민간기업의 성격을 갖지만, 기본적으로 공공성과 과점적 성격을 동시에 지녀 정부의 적절한 규제 역시 필요합니다. 예대금리차가 수익의 대부분인 상황에서 공공성 강화는 은행의 사회적 책임입니다.

 

‘포용적 금융·상생금융’으로 변해야 하고,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은행의 횡령 사고나 직원들의 모럴헤저드를 근절해야 합니다. 또한, 소비자의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문턱을 낮춰야 합니다. 금융당국이 올 초 금리인하요구제도 실효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지만,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보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현재 정무위에는 금리 공시제도의 법적 근거를 명확케 해 금리결정체계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법안, 대출금리의 산정체계를 규정하는 법안, 금리인하요구권 제도 개선 법안 등을 담고 있는 '은행법'과 '금융소비자 보호법' 등이 계류돼 있기 때문에 법안 소위에서 조속히 심사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Q. 관치금융에 대한 논란 역시 거셉니다. 이에 대한 견해는?

 

백 위원장. 금융당국의 견제가 최고경영자 선임, 금리 조정 및 지배구조 개선까지 이어지면서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물론, 은행법에 따르면 은행은 주주의 이익과 공적 기능을 동시에 담당하는 공공적 측면이 있는 만큼, 일정 수준의 견제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판례도 은행은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과 정부의 규제산업이라는 측면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관료 출신을 금융지주 회장으로 임명하는 것만으로 은행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는 없습니다. 관치금융은 행정기관에 의한 불투명한 경영 상황을 만들 수 있는 만큼 자유 시장경제를 왜곡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5대 금융지주사 중심의 과점형태이기 때문에 회장의 장기 집권으로 발생하는 부작용도 문제지만 이를 과도한 외압과 개입의 형태로 해결하는 부분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Q.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새로운 시중은행 전환을 준비 중입니다. 어떻게 보는지?

 

백 위원장. 은행 사이에 경쟁이 없다는 점이 현재 은행업의 한계입니다. 경쟁이 없으니 은행은 더 나은 서비스를 창출해 내려 하지 않고, 소비자들은 더 좋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를 잃게 됩니다.

 

은행업을 5대 시중은행이 장악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일반 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을 살펴보면, 5대 은행이 70% 이상입니다. 이자 수익 역시 5대 은행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과점력을 활용해 높은 예대금리차를 책정했기에 지난해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은행은 역대 최대의 이자수익을 거뒀습니다.

 

그러나 지방은행의 경우 지역 경기둔화 여파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건전성 지표까지 악화되는 등 생존의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은 위기 타개와 더불어 경쟁을 촉진해 은행업권의 과점력과 예대금리차를 줄여 과점이윤을 감소시킨다는 취지에서는 주목할만 합니다. 그러나 최근 금융감독원이 ‘대구은행이 예금 연계 증권계좌 1000여 개를 고객 몰래 개설한 사실을 적발’했는데, 이는 매우 엄중한 것으로 은행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시중은행 전환 이후 경쟁력과 안전성을 어느 정도 갖출 수 있느냐 역시 관건입니다. 자본 규모나 영업 노하우 등 규모 차이가 크게 나는 다른 시중은행과 경쟁이 가능할지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 제기도 있는 만큼, 기존 경쟁 구도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방안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또,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이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방은행의 설립 목적과 달라 지역 경제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까지 고려해서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Q. 지역 난제였던 신분당선 연장선이 착공을 앞두고 있고, 서수원 종합병원 유치 등 굵직한 현안을 해결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또 앞으로 해결해야 할 지역 현안은 무엇인지?
   
백 위원장. 신분당선 연장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어 2024년 상반기 착공에 이를 수 있도록 마무리하는 것을 최우선의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업이 공전된만큼 처음 당선되자마자 백지상태에서 다시 추진했고, 첫 고시됐을 때와 교통인프라가 달라졌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차근차근 주민들과 해결했습니다. 지역 현안 해결에 함께해 주신 주민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2024년에는 약 7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이 1단계로 준공이 되면서 서수원 주민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외에도 서수원에는 대규모 문화 및 체육시설이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수원지역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군공항 이전입니다. 군공항 이전을 위해 ‘경기남부민간공항건설’ 사전타당성 검토용역비 예산을 확보하면서 공항 건설 추진 절차에서 실효적인 첫걸음을 뗐습니다.

 

Q. 3선에 도전하게 되는데, 수원시민과 경기도민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백 위원장. 수원에서도 서수원이 가장 활발히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교통, 문화, 복지, 체육,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그레드가 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친환경과 기후변화를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 되어야 합니다. 2022년에 환경부로부터 고색동 일원이 탄소중립 그린도시로 선정됐습니다. 제가 시작한 만큼 차질 없는 국비 확보를 통해 그린경제·탄소중립 도시로의 성공적인 대전환을 이끌 것입니다.

 

지역발전은 지역을 속속들이 잘 알아야하고, 미래비전이 있어야 하며, 그 동안 성과를 내온 사람이 제일 잘 할 수 있습니다. 지난 8년의 의정활동을 주민들에게 평가받고 더 나은 4년을 위해 뛸 수 있는 기회를 받기 위해 21대 국회 마무리를 잘 하겠습니다. 

 

‘백 마디 말보다 일로써 보여드리면서’ 앞으로도 주민 여러분과 함께 더욱 살기 좋은 서수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창간 21주년을 맞은 경기신문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백 위원장. 경기신문의 창간 2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김대훈 대표님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가 있었기에 오늘이 가능했습니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경기신문은 125만의 수원시민을 비롯한 1400만 경기도민 그리고 300만 인천시민의 소중한 일상과 늘 함께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공정하고 균형 잡힌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더욱 바르게 만들어 주는 경기신문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경기신문 = 문지현 경제부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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