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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영금의 시선] 함흥 신흥관 농마국수

 

신흥관은 함흥시 중심에 자리 잡은 규모가 큰 음식점이다. 1976년 준공되어 부지면적 2만2000㎡로 지상 2층, 지하로 1층에는 식사, 2층에는 연회장으로 사용된다. 여기서 유명한 함흥냉면이 나온다. 함흥에서 북서쪽으로 올라가면 신흥군이 있다. 신흥군은 일제시기 부전강, 장진강 발전소가 생기면서 번창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감자전분은 신흥군을 거쳐 함흥으로 흘러들었다.

 

감자는 오래전부터 함경도 지방에서 많이 재배되었다. 그래서 감자전분으로 만든 농마(녹말)국수는 함경도 지방 특산으로 이름 있다. 신흥군에서 들어온 감자전분은 농마국수로 만들어져 지금의 함흥 신흥관 명물이 되었다. 함흥에는 농마국수를 기막히게 잘 만들어 인기 있는 할머니가 있었다. 함흥 신흥관 농마국수 레시피는 그이가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함흥사람들은 냉면보다는 농마국수라는 말을 많이 한다. 사용하는 육수에 따라 온면과 냉면을 구분한다. 농마국수는 차게도, 따뜻하게도 먹는다. 따뜻한 농마국수는 고기국물을 부어 먹는다.

 

 

감자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에서는 농마국수를 일상으로 먹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농마국수를 별미로 먹는다. 함경북도, 량(양)강도, 자강도 사람들은 감자전분으로 만든 농마국수 음식에 친숙하다. 갓 김치국물에 먹는 언감자국수는 기막히게 맛있다. 함흥 신흥관 농마국수가 유명한 것은 도시 발전과 관련 있다. 함흥사람에게 함흥냉면을 물으면 신흥관 농마국수를 기억한다. 함흥에서는 농마국수가 일상으로 먹는 음식이 아니기에 1990년대 이전에는 신흥관이나 음식점에서 맛 볼 수 있었다. 1990년 이후 지역에 묶여 있던 감자녹말이 유통되면서 농마국수는 흔하게 보게 되었다.

 

함흥 신흥관 농마국수 재료는 감자녹말이다. 감자녹말로 만든 국수는 가늘고 질긴 맛에 먹는다. 이렇게 만들려면 재료를 잘 써야 하고, 얼움물에 담그거나, 찬물에 여러번 헹궈야 한다. 질긴 면을 얻으려면 반죽을 잘 해야 한다. 육수는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를 우려낸 물을 사용한다. 고명으로 함흥에서 생산되는 사과 배를 얇게 져며 올려놓는다. 양념장(다데기)을 만들어 면에 고루 섞고 국물을 붓는다.

 

함흥 신흥관 농마국수와 남쪽에서 만드는 함흥냉면은 비슷하면서 다르다. 함흥 신흥관 농마국수는 탱탱한 면발과, 양념장에 맛의 비결이 있다면, 남쪽에서 함흥냉면은 감자녹말이라는 독특한 재료와 비빔면, 회냉면으로 인기를 얻는다. 질긴 맛으로 먹는 감자농마국수를 가위로 잘라 먹는 것도 다른 풍경이다. 차거운 육수에 회를 올린 국수도 있다. 회냉면은 신선한 생선으로 만들어야 하기에 냉동시설이 부족한 북쪽에서 일반화되지 않은 음식이다. 가늘고 매끄러운 면발에 사과 배로 고명을 얹고 양념장으로 맛을 내는 국수가 함흥시 중심에 있는 신흥관 농마국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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