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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획] 아버지의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꿈과 기쁨을 전하는 ‘망포초등학교’

‘첫사랑 같은 좋은 추억’ 학생들에게 선물하고자 ‘아버지회’ 창단
50여 명 아버지들로 구성 운동회 등 행사로 아이들과 추억 형성
행복한 기억이 건강한 정서 발달 이바지…학생들 인성 강화 도움

 

학생들에게 따뜻한 부성애를 기반으로 행복한 기억을 남겨주는 학교가 있다. 수원시에 위치한 망포초등학교다.

 

망포초는 2019년 처음 개교해 올해 5년을 맞이한 신설학교다. 그러나 일반학급 78학급, 특수학급 1학급, 학생 총 2168명이 다니고 있는 전국 최대 초등학교다.

 

학생 수가 많은 만큼 교직원들은 학생들에게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쏟기 어렵다. 특히 초등학교 특성 상 남성 교사가 부족해 어린 학생들과 뛰어 노는 등 신체 활동을 기반으로 한 교육이나 놀이 프로그램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망포초는 ‘서로 존중하고 즐겁게 배우며 꿈을 키우는 어린이’를 만들겠다는 학생 육성 이념과 ‘자녀와 소통, 학교와 신뢰로 동행하는 학부모’라는 학부모 이념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학부모, 특히 아버지들과 신나게 뛰어 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

 

해당 취지의 행사에 첫 삽을 뜬 것은 다름 아닌 망포초의 염기배 교장이었다. 지난 3월 망포초에 부임한 염 교장은 첫 날부터 교장으로써 권의를 높이는 것이 아닌,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 마련에 나섰다.

 

염 교장은 부임한 직후 직접 학부모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망포초의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시절 동안 첫사랑과 같은 좋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며 ‘아버지회’를 창단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구상한 아버지회는 아이들에게 웃음과 행복이 담긴 기억을 선물해 주기 위해 다양한 체육 놀이 등을 진행하는 비영리단체다.

 

그의 포부에 학부모들은 처음엔 반신반의 했다고 한다.

 

한 학부모는 “학부모들이 각자 개인 스케줄이 있는데 적극적인 아버지회 활동이 가능한 지 의구심이 들었다”며 “학업과 관련된 것이 아닌 그저 좋은 추억 만들기를 위한 활동이라는 점에서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염 교장의 확신과 포부에 순탄히 진행된 아버지회 창단으로 가장 기뻐한 이들은 염 교장과 학생들이 아닌, 바로 아버지들이었다.

 

각자의 바쁜 일정 때문에 자녀에게 소홀해진 자신을 반성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추억을 쌓아가겠다 다짐하게 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 아이와 아버지가 함께해 행복한 추억 여행, ‘아버지회’

 

망포초의 아버지회는 학생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선물하기 위해 아버지들끼리 사비를 모아 운영 중인 비영리단체다.

 

아버지회 활동의 주 목적은 정서적으로 성장하는 초등학생 시기 동안 아름다운 추억을 쌓아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는 것이다.

 

특히 염기배 교장은 “어린 시절에 정서 함양이 잘 되면 자라나면 정서적으로 여유롭게 된다”며 “이는 인간관계 발전에 이바지하게 되고, 더 나아가 안정적이고 원활한 사회생활이 가능해진다”고 아버지회의 필요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망포초 학부모 중 아버지 50여 명이 참여해 만들어진 아버지회는 지난 6월 24일 발대식을 갖고 작은 운동회를 개최했다.

 

해당 행사에서 학생들은 아버지와 손잡고 다양한 놀이 활동에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추억 쌓기를 넘어, 다양한 신체 활동 덕에 건강한 육체와 정서 발달에 이바지한 것이다.

 

행사에 참여한 아버지들과 학생들은 모두 입을 모아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평소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어려웠던 아버지들은 사랑하는 자녀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뻐했다.

 

한 학생은 “아버지랑 손 잡고 참여해 너무 재밌었고 이런 행사가 있는 우리 학교가 너무 특별하고 자랑스럽다”며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하며 그들과 잘 어울리면 좋겠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고 전했다.

 

한 학부모는 “평소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힘들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자녀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며 “아이와 저 자신에게 좋은 기억을 쌓을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자녀와 더 많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러한 기회를 만들어 준 염 교장과 망포초에 감사할 따름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버지회 창단을 이끈 염 교장은 오히려 아버지회에 참석해 아이들과 함께한 학부모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염 교장은 “모든 행복은 가정의 행복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아버지와 자녀들이 돈 주고도 못 살 고귀한 추억을 많이 갖길 바랄 뿐”이라며 “아이들에게 행복을 선물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주신 모든 아버지회 회원과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 ‘아버지회’의 각종 놀이 활동으로 자녀들의 기쁨은 두배

 

지난 6월 24일 아버지회는 발대식과 함께 망포초의 실내 강당에서 작은 운동회를 개최했다.

 

이어 같이 달리기, 농구, 배드민턴 등 각종 경기를 진행한 이번 운동회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종목은 다름 아닌 ‘종이비행기 멀리 날리기’ 대회였다.

 

학생들은 아버지와 함께 직접 접은 종이비행기를 힘차게 날리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가장 멀리 날리는 것이 우승의 기준이지만, 아이들은 승패에 상관없이 즐거워했다.

 

운동회에서는 ‘동영상을 보며 웃음을 참아라’ 게임도 실시했다.

 

웃음을 가장 오래 참은 학생에게 소정의 상품권을 증정하는 경기인데, 강당에 비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각종 동영상을 재생하면, 학생들은 웃음을 참아야 한다.

 

평소에도 웃음이 많은 초등학생 아이들은 웃음을 참고 상품권을 받아내겠다는 일념으로 경기에 임했지만 동영상이 재생될 때마다 배꼽을 잡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이후 아버지들과 아이들은 학교 운동장에서 야외 활동을 시작했다. 6월의 더운 날씨에 시원하고 통쾌한 즐거움을 선사할 ‘물총 싸움 대작전’ 게임이다.

 

아버지들은 수압이 약한 전동 물총을 구비해 아이들을 향해 시원한 물총을 쐈다. 부상을 방지하고자 안전 장비를 입은 아이들도 아버지들을 향해 물총을 쏘거나 도망다니며 경기를 즐겼다.

 

이들은 더운 땡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물총 싸움을 하며 행사를 즐겼다. 심지어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미취학 자녀들도 일부 참여해 이를 지켜보는 아버지들에게 행복을 선사하기도 했다.

 

비록 작은 운동회는 끝이 났지만 아버지회는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실시해 아이들에게 행복을 전하려고 한다.

 

매월 학교 내 시청각실에서 아버지회는 유명한 만화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아버지들이 사비를 모아 각종 간식과 재미있고 다양한 영화를 준비해 많은 학생들의 인기를 업고 있다.

 

아울러 오는 10월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캠프파이어를 만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가을 운동장 캠핑’을 준비하고 있다.

 

아버지들의 장기자랑으로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하는가 하면 텐트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 행복한 기억으로 남게될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본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기획함.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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