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크게 악화된 건설 선행지표들의 시차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내년 상반기부터 건설경기 부진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또한 부진한 선행지표로 인한 건설투자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2024년 건설경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건설 투자 규모는 올해 대비 2.4% 줄어든 257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건설투자는 작년보다 2.2% 늘어난 263조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당초 올해도 건설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2021년까지 착공 물량이 증가했던 데 따른 시차 효과로 마감 공사가 늘어나면서 투자 감소를 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악화하기 시작한 건설 선행지표들의 시차 효과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건설경기 부진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3분기 기준 수주와 허가, 착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0%, 25.9%, 40.4% 감소했다. 이는 수주와 허가는 4개 분기 연속, 착공은 7개 분기 연속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착공이 크게 줄면서 올해는 선행 공종을 중심으로, 내년과 내후년에는 골조 공종과 마감 공종을 중심으로 연쇄적인 감소 효과가 확산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 불안, 생산요소 수급 차질, 공사비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부각할 경우 건설경기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내년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전반적인 건설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에 따라 금리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주요 건설업 선행지표의 악화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연체율의 증가 등으로 자금시장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며, 생산 요소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인 건설경기의 부진으로 인해 내년 전문건설업 계약액은 올해보다 3.2% 감소한 119조2000억 원수준으로 예상되며 올해는 계약액이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123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의 불확실성이 커져 정부의 정책 지원과 관심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으로 중소·전문 건설업을 위한 맞춤형 대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 중심의 경영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건설경기 둔화는 불가피하고, 2024∼2025년 사이 저점에서 회복세로의 전환을 예상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완화, 금융 환경 개선 등 거시경제 환경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