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분양 물량이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로 예정됐지만, 분양 지연으로 실적까지 연결되지 못하는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정비사업 분양계획 아파트는 총 14만 7185가구로, 2000년 이후 최다 물량이다. 하지만 2021~2023년 평균 정비사업 실적이 계획 대비 45% 수준에 그쳤고, 올해 주택시장 여건도 녹록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정비사업 물량은 8만 8862가구로, 서울(4만 5359가구)에서 절반 정도가 풀린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만 1만 8792가구가 선보일 예정인데, 청약수요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다만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래미안원펜타스 등 8개 단지, 6847가구가 2023년에서 넘어온 물량이고, 최근 분양 지연이 보편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일부 사업지들은 연내 분양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정비사업 분양물량이 많은 원인은 낮은 미분양 리스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비사업 아파트는 기반시설이 양호한 원도심에 위치해 수요 확보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조합원분을 제외한 물량만 일반분양되기 때문에 공급 부담도 덜하다.
집값 하락과 분양가 상승 등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계속되고, PF 자금조달 문제가 불거지는 만큼, 시장 분위기가 호전된 후에 분양을 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질 수 있다. 조합이 추진하는 정비사업은 변수가 많아 계획 대비 실적이 저조한 편이어서, 연내 예정물량 중 절반 정도만 분양에 나설 전망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정비사업 아파트 청약을 계획한 실수요자들은 원하는 사업지의 분양 일정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분양가 상승으로 시세 대비 경쟁력이 낮아진 상황인 만큼 주변 급매물과 가격 비교 후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