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칠성음료가 증류식 소주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민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5일 증류식 소주 '여울'의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2016년 출시된 증류식 소주 대장부25의 판매가 중단된지 3년 만이다.
당시 롯데칠성음료는 대장부25에 이어 대장부21, 대장부23 등 도수를 다양화한 증류식 소주를 연이어 출시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화요, 일품진로 등 경쟁제품 사이에서 입지를 구축하지 못하고 부진에 빠졌다. 결국 2021년 롯데칠성음료는 대장부의 판매를 중단하고 처음처럼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증류식 소주 시장에서 쓴맛을 봤던 롯데칠성음료가 '여울'로 다시 소비자 공략에 도전하는 이유는 과거와 다르게 현재 증류식 소주 시장의 전망이 밝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장부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뒤 원소주가 크게 흥행하면서 애주가들 사이에서 증류식 소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증류식 소주 출고액은 지난 2018년 333억 원이었으나 2021년 646억 원으로 약 50% 올랐다. 지난 해 증류식 소주 출고액은 70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최근 롯데칠성음료가 무과당 희석식 소주 '새로'를 출시하며 크게 흥행한 만큼, 차별점을 갖춘 소주 신제품 개발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22년 9월 출시된 새로는 기존 희석식 소주와 달리 과당을 사용하지 않아 산뜻하고 부드러운 맛을 구현했다. 이러한 새로의 차별점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며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1억병 판매를 돌파했고, 1년만에 판매액 1000억 원을 넘겼다.
롯데칠성음료의 '여울' 역시 기존 증류식 소주 대비 차별점을 갖추고 소비자를 만난다. 최근 주류에 토닉, 탄산수, 주스 등 취향에 맞게 음료를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홈칵테일 등의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이 대표적이다.
유행에 맞춰 롯데칠성음료는 '여울'을 증류식 소주로도 즐기고 맛있게 섞어마실 수 있도록 계획했다.
여울은 20~25도 상온에서 단기간 2단발효 과정을 거쳐 은은한 맛을 내는 제품으로 디자인됐다. 또 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에서 증류하는 감압증류법을 적용하고 병입 전 냉동 여과 과정을 거쳐 부드럽고 깨끗한 맛을 구현했다. 이는 이전 제품인 대장부가 특유의 향이 강하다는 평을 받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새로를 잇는 소주 신제품 개발을 통해 '흥행 소주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새로 흥행 효과에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해 3분기 기준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을 20%로 끌어올렸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최근 위스키, 증류식 소주 등 증류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직접 마시거나 칵테일 등 다양한 용도로 음용 가능한 증류식 소주 ‘여울’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증류식 소주 ‘여울’의 출시로 인해 희석식 소주 처음처럼, 새로에 이어 증류식 소주까지 소주의 라인업을 확대하며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기호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