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출마자는 해당 지역에 주소지를 둬야 출마가 가능해 출마를 앞둔 위장전입 등의 촌극도 벌어지기도 한다.
반면 국회의원 선거 출마자는 주소지가 출마 지역이 아니어도 대한민국 국민이면 가능하다.
인천지역 선거판은 국회의원 선거를 두 달 앞두고 후보자 난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출마가 자유로운 국회의원 선거 제도 속에서 지역 주민들을 대리할 인물의 사는 곳이 과연 유권자들에게도 자유로울까.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천지역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명부를 보면 출마 지역구와 주소지가 다른 예비후보자는 모두 9명이다.
선거구 순으로 중구강화군옹진군에 출마한 구본철 무소속 예비후보는 부평구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구 예비후보는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바 있어 부평과 연이 깊으나 고향이 옹진군 대청도로 알려졌다.
손호범 더불어민주당 동구미추홀구갑 예비후보는 영종에 주소지를 뒀다.
다만 동구에 위치한 현대제철 인천공장 직원으로 전국금속노조 인천지부 현대제철지회 홍보부장과 교섭대의원 등을 역임한 바 있어 동구를 주 활동 무대로 한다.
안광훈 민주당 동구미추홀구갑 예비후보도 동구나 미추홀구가 아닌 연수구에 거주하고 있지만 미추홀구에서 법무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부평구을에 출마한 유길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청라에 거주중이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서구갑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부평과는 한국지엠의 전신인 대우자동차부터 지엠대우에 근무하며 사무노조위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연이 깊다.
다음은 서울 노량진에 거주하면서 계양구을에 출마한 원희룡 국민의힘 예비후보다.
원 예비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대결을 선포하며 이 대표가 현역으로 있는 지역구인 계양구을에 출마했다.
서구갑에는 서울 송파에 주소지를 둔 박상수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박 예비후보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인재 1호로 알려져 당 차원의 전략적 출마로 가늠된다.
서구을에는 3명이나 주소지가 서구가 아닌 인물들이 출마했다.
서구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허숙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비례)은 김포에 거주중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검단과 맞닿아 있는 경기도 김포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선거구 획정안에 따라 검단 선거구가 될 서구병을 노리고 있다.
모경종 민주당 예비후보는 서울 강서에 주소지를 뒀으나 지난해 결혼 후 처가가 살고있는 서구에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사위·원당사위 등으로 불린다.
양병현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서울 마포에 거주 중으로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광주 서구갑에 출마한 바 있다. 2030부산월드엑스포범시민서포터즈 인천시협의회장, 인천산업진흥협회 고문 등을 맡으며 인천과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정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