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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적인 일상] 실패 경험에 대한 고찰

 

중학교 동창들이 모여있는 메신저 방이 있다. 각자 바빠지면서 예전만큼 자주 얼굴을 보진 못해도, 메신저 방에서 종종 대화를 나눈다. 누군가 일상 속 힘든 일을 겪은 후 메신저 방에 올리면 모두가 입을 모아 ‘그거 다 경험이다’라고 말한다. 우리만의 유행어인 셈이다. 나는 이 말에 많은 위로를 받곤 한다. 내가 겪은 힘든 일이, 곧 경험치가 되고 나를 성장시키는 좋은 발판이 된다는 말이니까.

 

이러한 말로 위로를 받는 것이 비단 나만의 일은 아닌 것 같다. 인터넷상에 비슷한 유행어들이 도는 것을 보았다. ‘오히려 좋아', ‘가보자고', ‘~잖아 한잔해' 등이 있다. 위 말들의 원래 뜻이나, 출처는 잘 모르겠으나 이 말들이 부정적인 상황들에 대해 웃음과 함께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해주는 주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듯 보인다. 나와 친구들만의 유행어와 같이,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비슷한 뉘앙스의 말들이 유행어, 사자성어, 격언 등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시대에 존재해 왔다.

 

이런 종류의 말들이 존재해 온 이유는 당연하다. 인생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상황으로 가득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불행과 시련들이 늘 우리를 방문한다. 게다가 일의 성패는 나의 통제를 벗어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힘든 일을 마주했을 때 그것을 견뎌내고 이겨내는 힘이 필요한 것이다.

 

거기에 더불어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하지 않던가. 실패는 꼭 나쁜 것만도 아니다. 실패 이후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기도 하고, 새로운 좋은 인연을 만나기도 한다. 경제적 행위에는 기회비용이 발생하듯, 어떤 기회를 놓치면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만날 가능성이 생기기 마련이다. 예컨대 나의 경우, 오디션에 떨어지고 난 뒤 비어버린 일정에 엄청난 열정을 쏟을 수 있었던 새로운 작품에 캐스팅이 되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그 새로운 작품이 배우로서의 나에게 더 마음이 드는 작품이었다.

 

결국 미래를 알 수 없는 우리에겐, 일의 성패에 따른 손익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그렇다면 우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결과는 놓아두고,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에 도전하고 실패해 왔는지 인식하는 것. 더불어 그 경험들을 토대로 지금의 나 자신이 어떻게 발전하고 성장해 왔는지를 기억하는 것이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내가 최선을 다했다고 나 스스로 자랑스레 말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한 걸음 더 성장한 사람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인생은 실패와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실패는 곧 나쁜 경험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성공과 실패는 모두 나름의 가치가 있다. 따라서 맹목적인 결과가 아닌,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경험한 크고 작은 순간들이 더 중요하다. 그러니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결과에 매달리기보다, 눈앞에 놓인 그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보자. 그 순간을 즐기며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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