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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남양주 특별한 수담(手談) 행사... 바둑 진흥 "한마음"

쇠퇴 일로 지역 바둑계 활로찾기 부심
유명무실한 지역 바둑협회 재건 절실
청년인구 감소, 생활체육으로 거듭나야

 

지난 3월 9일 구리시 검배로 왕숙기원 구리점에는 특별한 친선교류 수담(手談) 행사가 펼쳐졌다.

 

5월 파주에서 열리는 제70회 경기도체육대회에 참가하는 구리·남양주 바둑협회 소속 선수들이 모여 나이를 떠나 반상의 승부를 즐겼다.

 

선수단은 3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층에 걸쳐 고루 분포됐으며, 지역 협회 소속 사범과 애기가 등 40여 명이 참가해 자리를 빛냈다.

 

프로기사 목진석 선수의 아버지 목이균, 명지대 바둑학과를 나와 한국기원 연구생 출신인 장수인, 남양주 플루리움 바둑 동호회장 노승관 씨도 협회 발전을 위해 선수단에 이름을 올렸다.

 

바둑이 스포츠로 돌아선 지 10년이 넘었지만 국민들 사이에서 활성화되지 못하고 점점 쇠퇴 일로를 겪는 등 허약해진 바둑계의 활로를 찾아보기 위한 자리이다.

 

 

이날 행사는 임원 및 선수단 소개, 축하 연주 공연, 경기 대국, 뒤풀이 순으로 진행됐다.

 

축하 연주에는 92년 시집 ‘풀꽃’을 냈던 김종태 시인과 라시 하모니카 교실의 이재순 선생님이 특별 출연해 ‘나그네 설움’, ‘울고 넘는 박달재’, ‘선창’ 등 옛 노래를 하모니카로 연주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사실 이날 친선교류전의 목적은 도시화 및 산업화, 컴퓨터 게임 등장으로 인해 잊히고 있는 바둑문화를 재건하기 위한 전초전 성격을 띤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바둑계에 따르면 현재 바둑을 둘 줄 아는 인구는 우리나라 전체의 22.2%(약 921만 명)로, 2013년(25.0%)에 비해 2.8% 포인트나 줄었다.

 

신성안 남양주시 바둑협회장은 “우리나라 성인 바둑 인구 중 60세 이상의 비중은 약 30%를 차지하는데 반해 미래 문화소비 중심인 청년(19~29세) 비중은 9.3%에 불과해 바둑 확산을 위한 인구의 연령별 격차 해소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기원, 학원, 여성, 명사 그룹으로 나뉘어 제각각 운영되고 있는 동아리를 결속력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바둑협회라는 공인 단체로 끌어 모으는 것도 과제다

 

이날 행사를 추진한 권오풍 구리·남양주 사무국장은 “한때 유망주 발굴의 요람이었던 어린이 바둑대회조차도 사라지는 등 바둑계의 초석이 흔들리고 있다. 바둑협회를 반드시 재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바둑이 스포츠로 인정되면서 실제로 매년 도민체전에 선수단을 파견하고 있지만 바둑의 인기가 시들고 협회가 유명무실해지면서 자치단체의 예산 지원은 타 종목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박태식 구리시 바둑협회장은 “지역 바둑계 재건은 좀 늦은 감이 있다. 바둑협회 창립에 온 힘을 쏟겠다. 홈페이지도 만들고 바둑신문도 발간해 옛 전성기를 되찾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협회에 등록되어 있는 바둑 인구는 구리시 120명, 남양주가 150명이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애기가 등을 합치면 1000여 명은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2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속 가능한 바둑 생태계 구축, 생활체육으로서의 바둑여가 확산, 바둑의 산업화 기반조성이라는 바둑 진흥 기본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옛 삼국시대부터 대한민국 전통적 여가문화로 자리 잡은 바둑, 근래 세계대회 우승을 이끌어낸 바둑 천재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신진서로 이어진 명성이 흐지부지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 경기신문 = 신소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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