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개통을 앞둔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전세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성행하고 있다. 최근 전셋값이 오르면서 갭이 좁혀진데다 GTX 등 호재로 매매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낮은 자본금으로 집주인이 될 수 있다는 매력적인 투자 방식이지만, 과열 위험성과 깡통전세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4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최근 6개월간 전국에서 갭투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화성시였다. 이 기간 이뤄진 2887건의 주택 거래 중 5.4%인 157건이 갭투자였다. 특히 동탄1신도시와 동탄2신도시에서 최근 3개월 동안 46건의 갭투자가 이뤄졌다.
동탄 갭투자의 특징은 소액 투자다. 동탄숲속마을모아미래도1단지(전용 84㎡)는 지난해 12월 매매가 4억 8500만 원, 전세가 4억 3600만 원으로 4900만 원의 갭이 발생했다. 반송동 동탄시범다은메타역롯데캐슬(전용 84㎡)의 경우 매매가 6억 2000만 원, 전세가 5억 2000만 원으로 1억 원의 갭이 형성됐다.
최근 온라인에선 3000만 원, 4000만 원, 6000만 원 아파트란 식의 홍보글도 눈에 띈다. 동탄신도시에서 갭투자를 하면 이 정도 자본만 있어도 집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탄신도시 갭투자 성행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먼저, GTX A노선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고 통근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동탄의 주택 매력도가 높아졌다. 또한, 지난해 8월 58.9%였던 화성시 아파트 전세가율이 올 1월 63.2%까지 치솟으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늘어났다. 반면, 매매가는 주춤하면서 갭투자 여건이 조성됐다.
이 같은 상황에 일각에서는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침체와 공급량 증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깡통전세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깡통전세는 전세금을 받고 집을 빌려주지만, 실제로 세입자가 거주하지 않고 투자 목적으로 전세 계약을 하는 방식이다. 깡통전세가 늘어나면 실수요자의 집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주택 시장 불안정 요인이 될 수 있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동탄은 GTX 개통으로 접근성이 좋아지고 있지만, 공급량 증가와 부동산 시장 전반의 침체를 고려하면 집값 급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갭투자는 투자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전세차이가 줄어들거나 매도 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탄 갭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과열 위험성과 깡통전세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