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의 환경단체가 저어새를 천적으로부터 지키고자 팔을 걷었다.
영종환경연합은 최근 인천 중구 영종저어도에서 원활한 부화와 환경 정비를 위한 ‘저어새둥지 만들기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 영종환경연합과 국립생태원, 주민 등 10명은 둥지 재료를 준비했다. 둥지의 틀을 잡은 뒤, 인근에 재료를 공급해 뒀다. 모두 56개의 둥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300L가량의 쓰레기도 주웠다. 저어새들이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서 둥지 재료로 쓸 수 있어서다.
영종저어도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제2준설토 투기장 공사로 수하암을 찾는 저어새들이 번식에 어려움을 겪자 수하암과 500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조성한 695㎡ 규모 인공섬이다.
저어새는 멸종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전 세계 약 6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대만, 홍콩 등에서 겨울을 나고 매년 3월 우리나라로 돌아와 8월까지 번식하고 11월에 다시 떠난다. 매년 영종저어도에는 250~300마리의 저어새가 찾아온다.
지난해 이곳에서 태어난 새끼 저어새는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곰쥐, 수리부엉이 등 천적들의 습격 때문이다.
홍소산 영종환경연합 대표는 “경계심이 많은 저어새는 천적의 습격이 이어지면 습성상 새끼가 몇 마리 남아있어도 포기하고 떠난다”며 “올해 모니터링 등을 적극적으로 해 천적으로부터 저어새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성을 잃지 말라고 둥지 원형만 만들어줬다. 올해 120~150마리의 새끼 저어새가 태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공섬뿐만이 아닌 수하암도 저어새들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1년 인천시는 저어새(조류), 점박이물범(포유류), 흰발농게(무척추동물), 금개구리(양서류), 대청부채(식물) 등을 깃대종 5종으로 선포했다.
깃대종은 지역 생태계를 대표하고 생태적·지리적·사회적·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생물종을 말한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